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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인간에 대한 자연의 경고

 

 

 

오태영

김해일보편집국장

 

흔히 인체는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인체가 병에 든다는 것은 그 우주의 질서가 깨졌다는 말이 된다. 사람이 섭생을 잘못하거나 인체를 혹사시켜 병이 나는 것이 인체 내부의 불균형과 부조화에서 오는 것이라면, 감기 같은 것은 바이러스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라 할 것이다. 인류의 감염병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간을 괴롭혀온 바이러스는 사람에 의해 전파됐지만 시작은 동물이나 곤충에서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에 기생해 쥐의 피를 빨아먹는 벼룩에 사람이 물리면 걸리는 흑사병이 대표적이다. 1976년 영국의 미생물학자가 콩고의 에볼라 강에서 발견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도 자연계 생물을 숙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의한 발진티푸스,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는 물론이고 인류를 괴멸적 위기로 몰아넣었던 천연두, 홍역 등도 마찬가지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감염은 그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됐던 동물을 숙주로 성장하고 인간에게 전파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의 감염병은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과 인간의 접촉에서 이뤄진다. 사스, 메르스 등도 대규모 감염병사태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질병이 최근 5~6년 단위로 빈발한다는 것은 인간과 동물의 접촉면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맷돼지가 농가를 넘어 시내까지 침범하는 사태는 인간과 동물의 접촉이 확장됐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박쥐, 원숭이 등을 요리해 먹는 것도 감염병측면에서 보면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할 필요가 없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 경계가 점차 허물어진 것이다.

물론 그 경계를 허물고 침범하기 시작한 것은 동물이 아닌 인간이다. 도시화의 진행과 함께 환경이 파괴되고 먹을 것이 도시에 집중되고, 동물을 집단 사육하면서 동물은 그들의 고유영역에만 머물러 있기 힘들어졌다.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 비닐을 뒤집어쓴 고래, 먹을 것이 부족해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의 곰들은 인간이 저지른 자연파괴의 결과물이다. 인간문명의 발달은 자연의 파괴와 동물의 희생을 동반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바이러스의 공격은 자연이 인간들에게 요구하는 댓가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계속 생겨날 것이다. 과학기술이 이를 극복한다해도 완벽한 승리는 불가능하다. 자연의 공격과 인간의 방어는 끝없이 되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지구에 저지른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감염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해진다. 자연을 회복하는 일이다. 조금 불편해도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존중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진드기가 있다고 나무를 베는 것은 지금까지의 방법이었다. 앞으로는 진드기가 적정한 정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자연의 복원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즈텍과 잉카문명의 종말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감염병 사태는 기후변화와 다르지 않다. 인간에 대한 자연의 경고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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