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혼자에게 / 이병률 지음 / 달 / 316p / 1만 5천 500원

 

박다영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혼자가 혼자에게>는 80여 개 나라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글을 쓰는 시인이면서 방송작가인 이병률 작가가 5년 만에 출간한 신작이다. 산문집이지만 시와 에세이, 글과 어울리는 사진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있어 지루할 틈 없이 쉽게 책장이 넘어간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책은 혼자가 익숙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혼자’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기존의 이미지가 아닌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과 혼자라는 시간의 즐거움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나는 과연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혼자 있는 시간이 소중한 지를 느낄 수가 있다. 이렇듯 혼자일 때, 문득 외롭다고 느껴지는 순간 위로가 되어 줄 <혼자가 혼자에게>를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끌림>도 함께 추천한다.

△이병률 시인은 시보다 여행산문집으로 독자들에게 더 익숙하다. 그의 3부작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읽고 여행을 꿈꾸지 않은 독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전 세계 100여 개국을 다니며 이국적인 풍경을 담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3권의 책을 내는 동안 10여 년 동안 시인은 부지런히 여행을 다녔다. 길 위에서 쓴 책이다.
 
여행 3부작 이후 5년 만에 펴낸 신작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는 여행이 아니라 사색이다. ‘혼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혼자’라는 여행지로 떠났다고 봐도 좋다.
 
인간은 절대고독의 존재이다. 생각해보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는 동안에도 그 사람들 모두가 혼자가 아닌가. 혼자인 사람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것이 이 세상이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존재는 바로 그 ‘혼자’이다.
 
여행 3부작에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들을 주된 이야기로 다루었다면, 이번 책은 ‘혼자’인 자신과 ‘혼자’인 타인에 더욱 집중한다. 혼자 걸어가는 산행, 혼자 머무는 작은 통나무집 한 채, 혼자 일하는 작업실, 각각의 혼자들이 머무는 게스트하우스, 그 혼자들이 이동하는 기차와 버스…. 시인은 혼자인 자신과 혼자인 사람들을 본다. 
 
혼자를 잘 가꾸어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라디오 작가로 일했던 때의 방송 원고들을 살피며 자신의 ‘처음’들을 되짚어보기도 한다. 혼자인 이병률 시인이 걸어온 길이 책 속에서 천천히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 이어지는 기분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혼자’는 ‘함께’를 외면하는 일이 아니다. 이병률의 글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혼자인 동안 더 깊어지고, 깊어진 혼자들이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병율 시인은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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