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원 아동문학가
김해여성복지회관 부관장

  매주 목요일 오후 2시가 되면 김해문화의전당 M층 변정원 스토리 하우스에서는 ART스피치의 깊이 있는 소리를 경험한다. 김해의 모 단체 여성 리더 들이 말을 잘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에게 찾아왔다. 처음에는 말을 잘하고자 모여서 발성과 자세 등을 익히며 원고를 외워 발표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무대매너를 도와주었다. 그러나 남들이 써놓은 원고를 읽고 발표하는 것은 발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또 다른 상황이나 갑자기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당황스러워진다.

이를 대비하여 상황 설정을 하고 질문을 던지면 마이크 앞에서 헛웃음으로 대체하는 모습은 리더로서 너무나 부족해 보인다. 이렇게 제자리걸음을 하게할 수는 없기에, 스피치과정을 지나 다음 코스는 책을 읽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돌입했다. 모두가 업체를 운영하는 리더였기에 바쁘고 책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지는데 과연 되겠느냐고 염려를 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들을 계발하고 더욱 발전하려는 그들의 열망이 필자가 생각하는 목표와 합쳐지니, 한겨울 언 땅에서 여린 싹이 올라오듯 희망을 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의사소통 행위이며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 주고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어 지식과 교훈 거기에다 감동까지 준다. 글자를 읽음으로서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자기의 경험과 결부시켜 그 의미를 재구성해 가는 사고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적능력과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힘! 책을 통한 인풋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이다. 자신에게 내공을 쌓는 지름길이다. 동물과 인간을 비교하는 나의 설정은 그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노트와 펜을 들고 마음에 남는 글귀들을 써가며 읽으라고 말했다.

즉 글쓰기의 시작을 넌지시 했다고나 할까. 그들은 의연 중에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기를 써와서 발표하기로 하였다. 일기라고 해서 꼭 밤에 쓰는 것이 아닌 아침에도 쓰고 틈이 생길 때마다 쓰기로 약속을 했다. OPEN 일기였지만 상당히 재미가 있었다. 자신들의 일상을 틈새마다 적어서 일주일 뒤에 만나 발표를 한다. 서로 공유하며 재미있는 내용이면 함께 소리 내어 한바탕 웃고나면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을 터이다. 슬픈 일도 함께 나눌 수 있다. 노트에 기록된 책의 내용은 독서토론을 할 때에 우왕좌왕 하지 않고 기억에 남은 구절들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 이제는 그들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거나 스피치를 해야 할 내용들을 직접 원고를 쓰고 당당하게 발표하고 얼굴의 표정도 단단하다. 피식 웃음으로 대신하던 필요 없는 자세들은 온데 간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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