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하라 / 법정 스님 지음 / 샘터 / 216p / 1만 2천 원

김다혜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다른 사람에게 책을 선물해 본적이 있는가? 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일견 성의 없는 듯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책은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투박한 나의 마음을 세련되게 적어놓은 대리편지이다.
 나는 친구에게 처음 책을 선물 받았을 때의 행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책은 이미 여러 번 읽었던 좋지만 흔한 책이었으나,이 책을 보고 네가 생각났다는 친구의 한마디가 더해지면서 그 책은 나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항상 좋은 책을 읽을 때면 선물하고 싶은 이가 몽글몽글 떠오르곤 한다.
 
최근 소중한 이에게 선물한 책은 법정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이다. 법정 스님의 책은 유지에 따라 절판되었기 때문에 선물은 커녕 구매도 녹록치 못했었다. 스님의 글은 누군가를 억지로 위로하려 하지도 누군가에게 무례하게 충고하려 하지도 않으면서, 우리가 살아가야할 삶의 방향을 은근하게 일깨워 준다. 주변 사람 또는 자기 자신에게 세상에 다시 나온 이 책을 선물해보기를 바란다.

△법정 스님은 2010년 3월 길상사에서 입적하셨다. 열반에 드시면서 그동안 세상에 내놓은 모든 책의 절판을 유지로 남기셨다. 혼탁한 세상 속에서 스님의 말씀을 더 읽지 못하게 된 독자들의 아쉬움은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래서 기왕 나와 있던 스님의 책을 구하려는 독자들이 많았다. 스님은 ‘무소유’를 말씀하셨지만, 스님의 책 <무소유>만은 ‘소유’하고 싶어 했다. 뒤늦게 <무소유>를 찾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이런 말도 했었다. “<무소유>가 나온 게 1976년인데, 그 책을 아직도 안 읽었던 말이야?” 그렇게 법정 스님의 책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스스로 행복하라>가 나왔다.
 
샘터사는 “샘터와의 오랜 인연으로 뜻 깊은 글들을 세상에 남겨주신 스님의 이야기를 보다 정확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닿도록 하는 것이 스님께서 생전 이야기하신 말빚을 갚는 일이라고 믿으며,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와 샘터 50주년 지령 600호를 맞아 샘터는 저작권 관리를 포함하여 법정 스님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사)맑고 향기롭게’와 협약하여 스님의 글들을 모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스스로 행복하라>는 법정 스님이 남긴 글들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가려 뽑아 묶은 책이다. ‘행복’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닿고 싶어 하는 결말이며,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가치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부자가 되면, 권력을 가지면,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욕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법정 스님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그 질문 앞에서 누구나 집착에 사로잡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은데 어찌하여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한 번 더 주고 있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