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 스님

현진 스님

우리는 삶을 살면서 항상 지켜야 할 선(線)들이 있다. 선이란 어떠한 사물과 사물,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이것과 저것의 다름이 맞닿은 부분들의 연결선을 말 하는 것이다.특히나 인간관계에서는 더더욱이 지켜야 할 선들이 참 많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저마다 관계를 맺으며 사회생활을 한다. 관계의 중요성은 서로의 선을 지켜야만 유지되고 지속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선은 서서히 희미하게 된다. 선이 희미하게 될 때 우리는 그 만큼 친밀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주인과 고객으로 만나 차츰 이런 만남이 지속되다보면 여러 가지 상대의 정보(상황)을 알고 나의 정보도 고객에게 전달되면 서로 정서적 동질감을 형성하게 되어 친밀 하게 되며 경계와 의심의 선이 엷어지게 된다.모든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러한 과정으로 쌍방향 소통을 하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며 친밀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한 선(線)들 가운데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조금 넘어도 되는 선들이 있다.도로을 한번보자 중앙선이 있고 흰색 실선이 있다. 중앙선은 절대 넘어서는 안되는 선(線)이지만 흰색 실선은 넘어도 되는 것이다. 직장이나 군대 등 어느 조직이든 계급이 있다. 그 계급이 곧 선(線)인 것이다. 가끔 선을 넘나들어 분위기를 어색하게도 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차별이 없다. 하지만 생각에는 차별이 있다. 그러므로 상대와 나 사이에 관계가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고 거기에 맞춰 선을 지키면 별 무리 없이 서로의 관계가 유지된다.
사람은 본인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본인의 가치를 만든다. 그것이 남들에게 내가 허용하는 범위의 선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지켜야 될 선을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자연과 나와의 선은 없어져야 한다. 자연은 스스로의 선이 있다. 불가에서는 이것을 법(法)이라고 하며 또 다른 말로는 우주의 질서 즉 율려(律呂)라고도 한다. 이것은 우리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법이며 오직 순응하고 따라야만 하는 관계이다. 지구상의 모든 유기체들은 자연과 항상 상호작용을 통하여 호흡하고 존재하고 적응 하여 왔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생명현상을 유지 시켜주는 자연과 있어서는 안 될 각자의 선을 만들어 괴로움과 질병을 자초 하고 있다. 그 선은 우리 스스로가 생각으로 지어낸 여러 가지 다양한 신념들로 인하여 만들어 졌다.

요즘  다양한 가치관이나 신념들로 인하여 사람과 사람의 선(線)뿐 아니라 자연과 나와의 선(線)도 만들어져 자연과 상호작용을 방해 받고 있다. 그 결과는 결국 인류가 겪어내야 할 괴로움이며 자연은 그러한 선을 지키지 않는 인간들을  질병이나 괴로움이라는 것을 통하여 형체를 사라지게 한다.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의 선(線)도 중요 하지만 자연과의 선(線)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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