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 시의원

 

박은희 시의원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나 오늘은 24절기 중 첫 절기인 입춘이다. 입춘은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立'과 '春'이라는 한자로 이뤄졌고 예부터 입춘에는 한 해의 시작을 기리며 일 년 동안의 좋은 운과 경사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매년 맞이하는 ‘봄’이지만, 올 해의 봄은 남 다른 것 같다. 세월 속에 숨어 있었던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부터 생긴 ‘생채기’가 되살아나는 봄의 길목이다.

하루 종일 산고를 겪으면서도 자연분만을 하지 못하고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하여 낳은 아들은 32살 청년으로 성장해 나의 마음속의 안식처이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다.

집안의 장남으로 32년간 씩씩하게 잘 자란 아들과 나는 평소에도 남편보다 텔레파시가 잘 통한다. 생각과 행동이 언제나 감성적이다. 이런 아들은 전국의 모든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똑 같은 걱정거리와 아들들이 가지고 있는 당면한 숙제를 안고 있다.

방송에서‘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부족, 청년일자리 바늘구멍, 청년 실업률 증가’를 보면서 나의 아들은 ‘청년 실업’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부류라고 생각했었고 한 청년이 이력서를 100곳이나 제출한 인터뷰를 보면서도 내 아들과는 무관하다며 마음 아파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아들도 똑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아들은 희망하는 인생의 목표 성공을 위해 고등학교 3년,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대구학교에서, 학원에서, 독서실에서의 10년간, 20대 청춘을 아낌없이 불사르고 던졌다. 가끔씩 집에 오는 날이면 아들에게 친전팔기(七顚八起), 대기만성(大器晩成) 사자성어를 들이대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고 다독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08~‘18)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실업자가 10년 전보다 28.3% 늘어날 동안 OECD 회원국의 청년실업자는 되레 13.9% 줄어 들었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10년 전만 해도 OECD 평균 실업률보다 3.3%p 낮았지만 지금은 0.4%p 높아진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한국 청년 인구는 '08년 986.8만명 대비 ‘18년 914.9만명으로 71.9만명(7.3%) 급감했으나 청년 실업자는 늘었다는 점이다.
 청년 취업자는 '18년 390.4만명으로 10년 전보다 23.4만명(5.7%) 줄어 OECD 평균(-1.3%)보다 대폭 떨어졌다.
청년고용률(15-29세)은 '18년 42.7%로 10년 전(41.9%)보다 0.8%p 높아졌지만 OECD 평균(54.0%)에 비하면 한참 낮다.


32살 아들은 아직도 고등학교 때 야간 자율학습할 때 둘러메고 다녔던 낡아버린 검정색 가방 속에 아들의 손때와 흘린 땀방울과 인생의 무게만큼 두꺼운 취업을 위한 참고서가 담겨져 있다.

1년 뒤, 입춘이 오는 날에는 젊은 날, 생채기 투성이였던 20살적 비망록을 녹여줄 멋진 청춘의 강연 100℃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전국의 모든 아들들에게도 ‘봄처럼 희망을 가져라’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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