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도의원

신상훈 경남도의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치러진 체육회 선거가 막을 내렸다. 경상남도는 전 도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오영 회장이, 김해시는 허문성 전 김해시체육회 이사가 체육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두 사람 모두 각각 레슬링과 축구 스포츠인으로 체육회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이번 선거로 뽑힌 회장들은 체육회의 첫 민선 회장이다. 지금까지는 지방자치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그 지역의 체육회 회장직을 겸직해왔다.

 갑자기 왜 체육회장이 민선으로 바뀐 것일까.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체육회는 매우 큰 조직이다. 각 종목별 단체만 50개가 넘고 각 클럽의 회원 수는 가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 특히, 2015년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되면서 그 규모가 2배 이상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거대조직을 정치세력이 가만히 둘리 없었고, 실제로 타 지역에서 선거에 동원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결국 국회가 칼을 꺼내 들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체육회를 분리하는 내용을 담아 지난해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 섞인 시선은 존재한다. 민선으로 회장을 선출한다고 해서 정치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 체육회 회장은 무보수로 근무하고, 체육회의 운영비 중 상당수가 지자체 보조금으로 운영된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상당수 체육시설들의 관리 및 운영 권한도 지자체에 있다. 정치와의 완전히 분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거 과정에서 아쉬움도 남았다. 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깜깜이 선거였다는 이유로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거 과정에서 생긴 분열을 어떻게 화합할 것인가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체육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대의원의 권한은 각 종목별, 클럽별 대표들에게 있다.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특정 종목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오해와 앙금이 적잖이 쌓였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선거라는 이름의 축제는 끝이 났다. 이제는 끊임없이 화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신임 회장들은 자신에게 표를 준 종목과 단체에만 충성하는 체육회장이 아닌, 모든 체육인의 수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김오영 경남도 회장은 당선증을 교부받는 자리에서 "함께 경쟁한 권영민 후보가 선거 끝나면 다 털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는 말을 했다고 한다. 승자가 아닌 패자가 먼저 내민 손, 그 손을 잡아야 첫 민선 체육회장 선출의 진정한 의미가 완성될 것이다.

 김해시의 경우 후보자가 3명이나 됐다. 2023년 전국체전의 주 개최지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체육인들에게는 공통된 목적만이 남았다. 바로 전국체전 성공.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모든 체육인의 말을 경청하고 여론에 귀 기울인다면 전국 체전의 성공은 떼어 놓은 당상일 것이다.

 그동안 힘든 선거과정을 달려온 경남도 김오영, 김해시 허문성 두 분 회장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하며, 55만 김해시, 그리고 350만 경남도 체육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큰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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