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는 아무나 보나 / 박경희 지음 / 플로베르 / 240p / 1만 4천 원

추천 / 송영주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어느날 할머니가 된 박경희 작가의 유쾌 발랄한 노년 에세이.

 오랫동안 방송 일을 했고, 라디오 부분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20여권의 책도 펴냈다. 탈북학교와 도서관에 출강도 하고, 저자 강연도 다니는 활동적인 워킹맘 작가는 50대 중반 갑자기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일은 작가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어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노년 육아, 신체적 노화, 정신의 공허함 등을 겪고 있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겪은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펴냈으며,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인생을 제대로 산다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글로 풀어내었다.

 인생 100세 시대. 남은 인생도 멋진 인생으로 살기 위해 작가는 손주 아민이의 할머니이자 작가로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는 인생 2막, 3막인 노년기를 즐기고 건강하게 활기차게 보내려면 어느 누군가의 희생으로 행복하기보다 서로 조율을 통해 같이 행복한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육아는 어머니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세상은 이미 옛날이 되고 말았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가정경제, 자신의 꿈과 인생을 위해 맞벌이를 택한 젊은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육아는 온 가족의 일이 됐다. 나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아이를 낳아도 스스로 키우기가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려 해도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주변의 이야기나, 아이를 학대한다는 언론보도까지 접하고 나면 불안하다. 게다가 아이를 맡기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바쁜 부모를 대신할 사람은 누구일까. 결국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키워준 부모뿐이다. 평생 자신을 위해 살아온 부모에게 다시 자신의 아이를 맡겨야 하는 현실이다.
 이제 좀 편하게 지내며 좋아하는 일이나 하면서 지내고 싶은데 덜컥 손주를 맡게 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 자식들을 생각하면 거절하기가 힘들지만, 육아를 떠맡은 노년세대의 고충도 심각하다.
 이 책의 저자는 50대 중반에 손주가 태어나면서 할머니가 됐다. 누구보다 활기차고 멋지게 살아오던 작가는 손주를 키우며 새로운 삶에 눈뜬다. 주변에도 비슷한 사정으로 손주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연히 노년 육아로, 육체의 나이듦으로, 정신의 공허함으로 괴로워하는 주변의 노년을 살피게 됐다. 글을 쓰면서 살아온 작가였던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그 의미를 찾아 책으로 냈다. 책에는 지인들에게 들은 노년 육아와 손주의 의미에 관한 에피소드,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허심탄회하게 그려진다. 개인적으로도 힘들고, 사회적으로도 해결방안이 필요한 ‘노년’과 ‘노년 육아’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풀어냈다. 옆집 할머니와 손주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노년 육아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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