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 시인


 

 동림사에서

            박상길 시인

잠시 흔들렸나 싶은데
꽃은 어디가고 줄기만 남았구나
미풍이더만
그 고까운 시샘을 못 견뎌
지레 혼절이라니
피기까지 그 오랜 기다림이
순간으로 이별이구나
그대를 내 맘에 담는데 몇 년
생각만 하여도 설레이는데
그리움은 왜 꽃보다 오래 가는가
꽃이 지기까지는
정말 잠시로군
향기는 여전히 아직인데


시인 약력
『학원』 등단
김해문인협회 회원
포엠하우스 회원

작품 설명

양민주 시인
동림사는 김해 삼방동 신어산 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시인은 동림사에서 동백꽃을 마주하고 섰다. 이 꽃은 겨울에도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한 장 한 장 꽃잎으로 지지 않고 꽃송이 채로 툭 떨어지는 게 하나의 특징이다. 이를 빌려와 낙화의 이별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가슴에 큰 생채기를 내는 법이다. 불교에서 전하는 인연의 끈이 찰나의 순간에 끊어져 진한 향기로 여운을 남긴다. 연인 사이 혹은 부모와 자식 간의 끊어진 인연 등에 대하여 돌이켜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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