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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욕망의 서사 서유기손오공이 돌아왔다(3)
칠산 묘법연화사 법지

 서유기는 장회소설이라 하여 전체 100회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내용으로 분류하면 대략 3부로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1부는 손오공의 출생 내력, 2부는 현장 삼장의 내력, 3부는 81 난을 만나는 지옥 순례, 즉 서천취경의 여행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서유기의 작자는 오승은이라는 사람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혹자는 서유기에는 신들과 마귀들이 많이 등장하고 영생을 추구하는 점 때문에 도교의 신도가 쓰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명나라 시대의 오승은(1500∼1582)이 당나라의 대당서역기와 송나라의 『대당삼장취경시화』 등의 고사와 민간에 전해 오던 각종 설화와 전설들을 집대성하여 서유기를 완성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유기는 당나라의 승려 삼장법사가 불경을 구하기 위해 서역으로 가는 길에 제자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만나 그들과 함께 ‘81가지의 난’을 거친 끝에 마침내 불경을 가지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로 꾸며져 있습니다.

 1부는 손오공의 출생 및 내력에 대한 이야기인데 제1회부터 제7회까지 차지합니다. 화과산 알에서 태어난 손오공은 도술을 배워 72가지 변신술을 터득합니다. 그 결과 제천대성에 봉해집니다. 제천대성이란 위치는 하늘 또는 제왕과 같이 높은 성자 또는 신선의 지위로, 하늘나라 옥황상제와 동등한 위대한 신선을 일컫는 것입니다. 그러나 천궁에서 감히 석가여래에게 싸움을 걸고, 소란을 일으킨 죄로 무려 오행산에 500년 동안이나 갇히게 됩니다.

 훗날 삼장법사와 함께 경전을 구하여 성불여행을 끝낸 이후에 손오공은 그 보상으로 투전승불이 됩니다. 불가에서 ‘백팔대참회문’을 외울 때 예불 드리는 부처님들 중 한 분이 투전승불입니다. 500년 전엔 분노심으로 가득 차 천상을 마구 뒤집어엎곤 했었던 그 손오공이 투전승불이 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오만한 마음에서 생긴 분노를 이기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해 깨우쳐 성불하였다는 큰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2부는 삼장법사의 내력에 대한 이야기로 제8회부터 제12회까지 이어집니다. 삼장법사는 부모의 슬하에서 자라지 못하고 18살 되던 해에 금산사 법명 화상으로 부터 현장이란 법명을 얻고 승려로 출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장은 태종의 명을 받아 삼장이라는 아호를 받고 서천으로 불경을 구하러 구법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는 이 성불 여행을 이끄는 중심인물이지만 그의 역할은 아주 미미합니다.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삼장의 행동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멋있게 법문을 하거나 신통을 부리는 모습이 아니라, 쉽게 공포에 질리고 눈물을 흘리는 나약함을 보여주고, 나쁜 놈들에게 차별 없이 베푸는 과잉된 동정심, 자신을 지켜주는 자신의 제자들은 쳐내고 거짓말에는 쉽게 넘어가는 무분별함 등 말로는 불교의 진리를 외우면서도 그 의미를 체득하지 못하는 답답함은 우리 자신들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삶의 주체가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욕망에 끄달려 맥없이 살아가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재주도 없고 지능도 없어 보이는 삼장법사가 성불여행을 끝까지 완주하는 힘은 ‘나는 죽더라도 기필코 서쪽으로 가서 경전을 구하겠다.’는 신심입니다. 성불에 대한 끝없는 서원입니다. 역시 성불여행을 마치고 삼장법사는 전단공덕이란 이름의 부처님이 되었습니다. 

  3부는 서천으로 가는 성불여행의 길에서 만난 81난에 대한 이야기가 제13회에서 제100회에 걸쳐 이어집니다. 삼장법사는 차례로 손오공과 돼지 요괴 저팔계와 유사하의 요괴 사오정을 제자로 삼아 함께 불경을 구하러 성불여행을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81가지의 난을 맞게 되는데, 삼장이라는 나약한 한 인간이 고난과 의문의 인생길에서 지향해야 하는 정신세계를 보여 줌으로써 극복하게 됩니다. 이것이 성불여행의 백미이며, 이는 하나하나의 난제가 우리의 해결과제임이 분명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성불여행을 무사히 극복한 삼장법사 일행은 태종을 배알하고, 경전 5천48권을 헌상합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거쳤던 나라들의 통관 증명서를 보이자 태종은 삼장의 손을 잡고 그 노고를 치하합니다. 그리고 성불여행의 대가로 석가여래에게 불려가 정과를 증득하고 부처가 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렇게 하여 삼장법사는 석가모니의 은덕으로 전단공덕불, 손오공은 투전승불, 저팔계는 정단사자, 사오정은 금신나한, 백마는 팔부천룡이 되어 성불한다는 대서사시로, 환상과 욕망이 넘쳐나는 우리들 삶이 다다라야 할 피안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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