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2년 전 실시됐던 지방선거와는 달리 후보자의 소속 정당 지지도가 당락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지방선거가 정당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지방선거보다는 국회의원 선거에 각 당의 정당 지지도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7일 현재 복수의 언론 보도를 토대로 정당의 지지도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40% 초반대, 자유한국당이 3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이 5%대 수준이다. 경남지역은 전국적인 정당 지지율과 똑같은 수치가 나오는 곳이 아니지만 그래도 정당 지지도는 선거에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선거일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어 지금의 정당 지지도가 투표일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 시점에서 정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행동이 인재영입이다. 각 정당들은 꼭꼭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존재를 한 명이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다.  
 
 인재영입의 첫 신호탄을 먼저 쏜 건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지난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이력이 있는 필리핀 이주여성 출신 이자스민 씨를 전격 영입했다. 이 전 의원을 영입한 정의당은 민주당에서 활동한 바 있던 이병록 예비역 해군 준장(제독)을 영입하며 대안정당 또는 유력 정당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정의당의 두 인사 영입은 민주당과 한국당에 아직까지 충격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1호로 40대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영입한 민주당은 2호에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사연으로 2005년 MBC 예능 '느낌표'에 출연했던 20대 남성 원종건 씨를 발표했다. 지난 2일에는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예비역 육군대장을 3호로 영입했다. 지난 5일 발표된 영입 인재는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다. 영입 인재 5호는 JTBC 길거리 강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오영환 소방관이다. 오 소방관이 21대 국회에 진입하게 되면 소방관 출신으로 금배지를 다는 첫 사례가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 눈높이와 감성을 자극하는 인재를 영입하고 있는 중이다. 
 
 영입 인재로 꼽히지는 않지만 인근 진해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한 해군참모총장 출신 황기철 후보도 눈여겨볼만한 후보다. 황 후보는 세월호 참사 당시 노란 리본을 단 모습으로 해상 수색 지원 작전에 나서 화제가 됐었다 노란 리본 탓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후 황 후보는 방산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인사다.
 
 경남지역을 텃밭으로 여기는 한국당은 인재영입으로 아직은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커녕 당 지지율을 오히려 갈아먹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황교안 대표가 야심 차게 영입했다고 소문이 난 인사는 박찬주 전 대장이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논란과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파문이 일면서 한국당 영입 인재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 전 대장은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실망만 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한국당은 박 전 대장 영입설 이후 눈에 띄는 인재 영입이 없는 상태다. 황교안 대표가 공천권 뭉치를 만지작거리며 말 잘 듣는 검찰 쪽 후배를 찾고 있다는 푸념만 내부에서 흘러나올 뿐이다.

 한국당은 8일 20대 여성 직장인 영입을 시작으로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인재 영입이다. 한국당 대변인의 입에서 더 이상 실망스러운 인재의 이름이 튀어나와서는 보수 재건은 더 어려워진다. 자고 나면 발표될 한국당의 인재영입 소식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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