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중원 기수 빈소 서울로

지난달 27일 오전 8시께 고 문중원(40) 기수의 유족과 노조원들이 문 기수의 빈소를 서울로 옮기기 위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고 문중원 기수 빈소 서울로

노조, 진상규명·재발방지

 

 지난해 11월 29일 한국마사회에 대한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숙사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40) 기수의 빈소가 김해에서 서울로 옮겨졌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오전 7시 30분 김해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문 기수의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폭로한 문 기수의 뜻에 따라 빈소를 서울로 옮겨 더 상경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기수의 죽음 이후 유족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마사회의 공식사과와 유족 위로' 등을 한국마사회에 요구하고 있지만, 마사회 측이 이를 거부하며 현재까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문 기수의 장례가 한 달째 치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유족과 노조원들은 서울에 빈소를 마련하고 청와대 앞 등에서 농성투쟁하기로 하고 이날 시신을 운구차에 싣고 서울로 향했다.

 이태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 기수의 죽음은 마사회 갑질과 부조리가 부른 타살이며 마사회가 죽음의 경주를 멈추지 않는 기수들의 죽음은 계속될 것"이라며 "마사회는 공공기관이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7번째 죽음이 발생했고, 이번에도 이 사건이 묻힌다면 또다른 죽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 때문에 투쟁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지난 2006년 개장 이후 지금까지 7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 등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다.

 고인의 장인인 오준식 씨는 "자기들의 이권을 위해 눈가림으로 현실을 피해 가려는 오만불손한 마사회의 구조를 개선해야 더이상 사람이 죽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눈물과 감정을 뒤로하고 우리 중원이 죽음이 헛되지 않게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조사하고 지난달 15일 밝힌 '경마기수 노동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경마장 기수 58.6%가 '조교사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경우 68.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