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 옥천봉은사 주지/ 사)정신건강교육개발원 이사장

현진 옥천봉은사 주지/ 사)정신건강교육개발원 이사장.

 하늘과 땅의 기운이 만나 하나의 시작에서 무궁한 조화 속에서 새 생명이 첫 바깥공기를 마시며 한 인간으로서 삶의 여정이 시작되는 대서사시의 첫걸음이 비로소 출산(분만)이라는 과정으로 말미암는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웅호걸이든 숨 쉬고 살아있는 사람치고 어느 여인의 자궁을 통하여 나오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생명의 탄생이란 참으로 신비스럽고 경이스러우며 자연의 오묘한 질서에 다시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출산(분만)의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의료가 발달하기 전에는 자연분만에만 의존하였기에 때문에 분만 시 산모와 태아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다. 자연분만과 외과적 도움으로 분만하는 인공분만(제왕절개)이 출산(분만)의 대표적 사례이다.

 자연분만의 경우 별 고통 없이 순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심한 고통 속에 분만하는 경우도 있다. 어른들의 말씀으로는 하늘이 노랗게 또는 새카맣게 보여야 아기가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이런 분만의 고통을 덜어주고 순산을 하기 위해 근육 이완 연습, 복식호흡의 연습 등을 활용한 분만인 라마즈분만, 소프롤로지 분만 등이 있고 외국에서는 물의 부력과 압력을 이용한 수중분만도 있다.

 분만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면 자연과 상호작용과 호흡을 맞추는 자연분만이 가장 최상의 분만법이다. 아기의 출산은 산모의 골반의 확장만으로는 출산이 불가하다. 출산 시 골반의 최대 확장을 위해서는 온 몸의 365개의 뼈마디가 모두 이완되어야 하며 팔만 사천 기혈이 다 열려야만 완전한 자연과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분만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무아(無我)의 상태가 되어야만 자연과 완전한 하나가 되는 최적의 상태가 되어 산모도 아기도 무리 없이 건강하게 출산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이후 산모는 산후조리를 하게 되는 과정에서 365개의 뼈마디가 제자리를  찾고 팔만 사천 기공 혈이 닫칠 때 산모의 웬만한 질병들은 대개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脫胎)가 되는 것이다. 환골탈태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무아의 경지를 체득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일생 동안 이러한 경험을 하는 경우는 수행을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는일이지만 출산의 고통을 감내하며 무아의 경지를 경험한 어머니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보너스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태아는 이때 두개골이 몇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져 자궁 밖으로 나오기에 적합하고 또한 자궁 밖으로 나올 때 두개골이 적당한 압박을 받기 때문에 출생 후 성인으로 성장과정에서 강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연스럽게 두개골의 수축 팽창을 통하여 자연과 교감을 통한 에너지로 상쇄를 시킬 수 있는 향상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분만 후 탯줄을 자르는 적절한 시간도 중요하다. 산모와 태아가 연결된 생명선을 자르는 순간 이제는 완전한 개체가 되는 것이며 이제는 입으로 음식물 등으로 생명현상을 유지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마지막 태아의 면역력이 결정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산모는 분만 후 열려있던 뼈마디와 기공혈이 제 자리를 찾는 과정을 산후 조리라고 하며 100여 일 정도 되는 기간인데 정말 조심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이때 풍, 한, 서, 습(風, 寒, 暑, 濕)를 조심해야 한다.

 너무 과해도 안되고 너무 모지라도 안된다. 요즘은 산후조리원에서 입원을 해서 하는데 대체로 너무 더워서 산소 밀도가 덜어지고 건조하여 미세먼지가 많다. 섭생도 마찬가지로 골고루 먹어야만 긴장된 신경과 근육이 원상태로 복귀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로써 새 생명이 이 지구상에 새로이 출현하게 되어 인간의 역사를 대를 이어 쓰게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되는 것이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