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배 인제대 초빙교수

전경배 인제대 초빙교수.

 6. 남해 선구줄끗기

 1) 유래

 선구마을은 신라 신문왕 10년(서기690년)에 전야산군이 설치되면서 속현인 평산현에 속하였다. 앞으로는 수심이 깊은 포구이며 뒤로는 설흘산 봉수대가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다. 선구마을은 반농반촌으로 풍농과 풍어를 빌며 해난 사고를 방지하고 마을의 번영을 위하여 아랫당산과 윗당산에 당산제(영남·호남 지역에서 행해지는 마을제사)를 지냈다. 선구줄끗기는 이 당산제와 결합되어 전승되는 놀이로 그 정확한 유래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당산제와의 깊은 연관성을 볼 때, 마을의 오랜 역사와 같은 맥락에서 그 유래를 이해할 수 있겠다. 일제강점기에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비운을 맞아 전승이 끊겼으나 해방 후에 재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선구마을에서 정월 대보름날 행하는 줄다리기의 한 종류. 경상남도 시도무형문화재 제26호이다. 줄끗기는 줄다리기에 대한 이 지방 방언에서 연유한 놀이 명칭으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마을단위 줄다리기 놀이의 한 변형이다.

 2) 특색

 남해선구줄끗기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마을이 북편과 남편으로 나뉘어 서로 최선을 다해 승부를 겨룬다. 그러나 승부에 관계없이 북편과 남편은 물론 인근 마을 사람들까지 참여하여 망월대동굿을 벌여 화합과 친목을 다진다. 여기서 집단의 결속력 강화라는 공동체 놀이로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남해선구줄끗기는 당산제와 결합되어 정기적으로 행해지는 놀이로, 한 해 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년·풍어를 기원하는 제의성(祭儀性)을 지닌 놀이이다.

 3) 놀이방법

 남해선구줄끗기는 선구마을의 윗당산에 제를 올리는 윗마을을 북편으로, 아랫당산에 제를 지내는 아랫마을을 남편으로 나누어 대결하는 일종의 쌍줄다리기 놀이이다. 선구줄끗기는 강원·경기·경북 지역의 차전놀이와 경남 창녕의 영산 줄다리기 및 광산의 고싸움놀이, 경남 밀양의 게줄다리기 등이 혼합되어 있다. 특히 고싸움놀이에서는 연극적인 군사적 진(陣)의 형태가 나타나, 예로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지역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Ⅴ. 맺으면서

 현대사회는 급속한 변모를 내적 외적으로 겪고 있다. 산업화 및 도시화, 대중화에 따른 전통사회의 구조적 변동은 재래의 문화유산인 세시풍속의 모습을 탈바꿈하게 하고 있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농경문화의 꽃을 피워 왔다. 유구한 역사와 함께 이들 문화는 생활과 풍속, 신앙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상술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줄다리기에 대하여 유래, 특색, 그리고 진행 및 구성에 대하여 살펴본 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본다.
 첫째, 유네스코에 등재된 줄다리기의 명칭도 지역에 따라 지역민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줄다리기, 줄당기기, 줄땡기기, 줄끗기 모두가 지역성을 나타내는 사투리로써 놀이의 내용에 따라 변형되게 붙여진 이름이라고 본다.

 둘째, 민간신앙의 일부분으로 풍년을 기원하고 놀이의 구성은 대개 사람들이 살고있는 주거지에서 도로내지 도랑 또는 경계가 될 만한 자연구조물을 두고 동서혹은 남북으로 두 패로 나누어서 동물의 모형을 본받아 승부를 짓는 주민들의 단결과 공동체를 엮어가는 놀이문화이다.

 셋째, 놀이가 시작되기 전에는 마을의 절대 신격으로 모시는 당산제를 지내고 이는 놀이가 민속적, 주술적 민간신앙으로서 자리매김 한 것으로 생각되며, 양편을 나누어 암줄과 숫 줄로 놀이가 진행되는데 암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공통된 속설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을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므로 이 놀이는 풍년을 기원하는 무속적 가치를 기저(基底)에 둔 놀이라고 하겠다.

 넷째, 이 놀이가 끝나면 승부와는 관계없이 마을주민들의 친목과 화합의 장이 전개되며 한 판 놀이마당이 대동 굿으로 마무리 짖는다. 

  마지막으로 줄다리기의 그 시원(始原)은 고대 거석을 이동하는데서 부터 연유를 찾아보았다. 청동기시대의 문화의 백미라고 하는 거석문화가 현재까지 존재하는 것은 바로 이 거석을 이동하는 데는 갈승(葛繩, 칡넝쿨)으로 끈을 만들어 여러 사람의 힘과 바퀴를 이용하여 목적지 까지 이동한 것은 바로 줄이 인류문화의 시원이라고 생각하여 본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