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말순 시인
진영대창초등학교 - 첫눈
<우말순 시인>
베란다 창문 넘어
개잎갈나무가
하얗게 눈을 이고 있다
밤사이 굴곡진 토양에
저토록 공평하게 이밥을 뿌렸나!
황톳빛 꿈을 꾸던 유년은
허기진 배를 쓸며 입술을 깨문다
흰 코고무신 신은 어머니는
새벽부터 본산리 고구마 줄기로
진영 장날 학교 보낼 아들의
월사금을 장만하였다
잔솔가지 지핀 아궁이의 온기가
방 안 가득 정이 되면
처마 밑 고드름도 녹아
조잘대는 아이들의 머리에 떨어졌다
교정은 이미 추위를 허물고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약력
『문학세계』 등단
구지문학 동인
김해문인협회 회원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