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배 인제대 초빙교수

전경배 인제대 초빙교수.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감천리(감내) 일대에서 정월 대보름에 행하는 줄다리기. 1983년 경상남도 시도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었다. 감내게줄다리기·감내끼줄땡기기라고도 한다. 경북 울진군 죽변리 후정, 강원도 춘성군 서면 방동리, 삼척군 도계면 원덕읍 등지에도 게줄다리기가 전승되고 있다.

 2) 구성 및 내용

  게줄다리기의 줄은 여느 줄다리기와는 달리 동그란 게[蟹]의 형태로 만든다. 반지처럼 둥근 줄 주위에 게의 발처럼 곁줄(젖줄)이 달려 있다. 곁줄을 목에 걸고 땅에 엎드려 기면서 일정한 시간 동안 줄을 끌어당겨서 끌어오는 쪽이 이긴다. 우리나라에서 전승되어 온 줄다리기는 일반적으로 외줄 혹은 쌍줄을 수십 명이 마주 서서 당기는 데 비해 감내게줄당기기는 소수의 인원으로 게줄을 목에 걸고 엎드려 당긴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게줄당기기의 게줄 수는 놀이꾼의 숫자에 따라 달라진다. 어린이들은 두 사람이 겨루는 소형 줄에서부터 세 사람씩 한 조가 되는 6인용 줄로 당기기도 하였으나 대개는 다섯 사람씩 나누어 겨루는 10인용 줄이나 열 사람씩 나누어 겨루는 20인용 줄을 당긴다. 게줄당기기는 같은 수의 놀이꾼이 두 패로 나뉘어 힘을 겨루는데, 각자 곁줄 속에 머리를 넣어 목덜미에 줄을 걸고 몸을 낮게 한 다음 어깨와 허리에 힘을 주고 손과 발로 땅을 짚고 앞으로 당긴다. 놀이의 절차는 앞놀이, 본놀이, 뒷놀이 등으로 나뉜다. 앞놀이는 박씨할매당산제로 시작하여 터밟기, 젓줄디리기, 농발이놀이, 판굿, 터빼앗기, 게줄어루기 순으로 진행되고, 이어서 본놀이인 게줄당기기가 시작된다. 게줄당기기는 심판격인 ‘줄도감’이 징을 치면 줄을 당기기 시작하여 100까지 셀 동안(약 3분 정도) 당긴다. 승부는 중앙에서 줄을 많이 끌어 간 쪽이 이긴다. 게줄당기기가 끝나면 한바탕 어울려 춤을 추고 노는 뒷놀이로 마감한다.

5. 의령큰줄땡기기

1) 유래

 유래를 기록한 문헌은 없으나 원래 마을 단위 혹은 마을 대 마을로 행하던 줄다리기가 함안현에 속했던 의령지역과 신번현이 합쳐져서 의령현으로 된 1800년경부터 고을의 행사로 규모가 커져서 큰줄댕기기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큰 줄당기기 민속놀이는 1910년대까지 세시(歲時)적 행사로 매년 행하다가 일제시대에 4회 놀고, 광복 이후 매년 계속되다가 농촌인구의 감소로 1972년부터 의병제의 부대행사로 하고 있다.

2) 내용

 놀이의 편제는 현청(현재 군청) 앞 큰길을 기준으로 물위와 물아래로 나누어 물위가 수줄, 물아래가 암줄을 맡는데, 출생지별로 편이 갈라진다.
  군내의 마을마다 짚을 모아 세 가닥의 왼 새끼로 꼬아서 만든 지름 15㎝, 길이 50∼130m 정도의 작은줄을 하나씩 가지고 정월 열흘 께가 지나면 놀이장소로 가지고 온다.
  이 작은 줄을 150 개 정도 나란히 놓는데, 가운데는 긴 줄을, 두 가장자리에는 짧은 줄이 가게 한다. 그것을 50㎝ 간격으로 새끼로 엮으며 누벼 고정시킨 뒤에 멍석말이하듯이 굴려서 묶으면 중간 부분은 둘레가 4m, 두 끝 부분은 3m 정도의 큰줄이 된다.
  이것을 반으로 접어 큰 고를 만들고 원줄에 길이 30m의 가짓줄(벗줄)을 100 개 정도 달고, 원줄의 끝을 풀어 꽁지줄을 만든다. 줄의 모습이 흡사 풍농이 되게 비를 내리는 용과 같다.
  먼저 두 편의 모가비(두령)가 큰 고 앞에 고사를 지내고 동원된 풍물패들이 풍악을 울려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수줄의 큰 고를 암줄의 큰 고에 넣어서 비녀목을 꽂고 두 편이 잡아당겨 겨룬다. 물아래편이 이기면 들녘 논에 홍수가 지지 않아서 풍농이 되고, 물위편이 이기면 가뭄이 들지 않아 대풍이 든다고 한다.

3) 특색

 줄다리기의 승부 뒤에 두 편에서 각각 모가비(패의 우두머리)를 태운 빈 상여를 메고 나와서 돌고, 상대편의 골목에 가서 헛 곡소리를 내고 야유를 하다가 만나면 육탄전을 벌인다. 시합이 끝나면 줄을 끊어서 배분을 하여 큰방 아궁이에 불을 때거나 둥글게 고를 만들어 큰방·문 위·부엌·사립문에 걸어 액을 막는다.
 이처럼 큰 줄 댕기기는 고을의 태평무사, 풍농, 가정의 제액(除厄) 등 종교적 목적으로 행할 뿐 아니라 지역공동체 구성원의 갈등해소, 화합, 단결 등의 사회적 기능을 지닌 즐거운 축제적 놀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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