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식 칠산행정사사무소 대표 행정사/ 시인/ 수필가

이홍식 칠산행정사사무소 대표 행정사/ 시인/ 수필가.

 행복에는 만족, 기쁨, 재미, 웃음, 보람, 가치 등의 여러 요소가 포함된다. 이런 단어들이 의미하는 행복은 각각 미묘하게 조금씩은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일정한 좋음의 느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러한 좋음의 느낌에도 다른 여러 가지 개념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래 기다리던 소망이 이루어지면 강한 좋음의 느낌(기쁨)을 받는다.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아늑한 소파에 누워 있을 때는 기쁘다기보다 즐겁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며 반대로 커피를 마셔 좋기는 하나 옆에서 누가 떠들거나 안 좋은 냄새라도 난다면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좋음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을 때 즐거움(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행복은 만족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정도면 됐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라는 마음이 들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행복은 누구나 원한다.

 많은 사람 들은 물질적이며 가시적인 것들을 소유함으로써 주어지는 만족감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은 사람들의 주관적인 생각 속에 있으며 같은 내용이라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돈 때문에 행복해지는 사람이 있으나 같은 돈 때문에 불행해지는 사람도 있다.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은 권력을 소유하기를 원한다. 지배하고 싶은 본능, 강자가 되려는 의욕, 야망을 채우고 싶은 욕망 들이다. 그것들을 소유했을 때 만족과 즐거움을 누리며 행복이라 여기지만 그런 소유의 욕구 때문에 그런 것을 상실했을 때는 고통과 불행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을 얘기할 때는 삶의 일상적이며 정상적인 내용과 연결되는 행복을 뜻한다.

 1970년대 중반쯤 우리나라에서 스마일 운동이 크게 번진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먹고살기도 힘들었고 사회 전반이 경직되어 있었다. 웃음이 나올 리가 없던 시절 억지로라도 웃음을 만들어 보자는, 그래서 조금이나마 행복한 기분을 느껴보자는 국민운동이었다. 그때 눈웃음 짓는 노랗고 동그란 뺏지를 왼쪽 가슴에 달고 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인간만이 즐겁고 행복한 웃음으로 표현한다고 했던가! 그 당시 mbc TV에서 방영한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참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사느라 정신없이 웃음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웃음은 웃는 사람과 보는 사람을 모두 즐겁게 하고 또 건강하게 하며 웃음만큼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다고 하니 억지로라도 웃고 웃음으로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권해본다.

 며칠 전 지인의 딸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낯설고 많은 하객 앞에서 긴장도 될 텐데 그 여린 신랑과 신부는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성혼서약서를 읽으면서도 서로 얼굴을 감추고 킥킥거리며 웃는 모습에 ‘보내는 부모님 마음이 서운하실 텐데’ 싶다가도 젊으니까 좋고 웃으니까 좋다는 생각이 들어 부럽기도 하였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그렇게 웃으며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선남선녀가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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