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장석주 지음 / 샘터사 / 160p / 1만 원

 

추천 / 박현주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누구보다 책과 가까이 있는 직업군 중 하나인 사서이지만, 사서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던져보는 근원적인 질문 하나. “사람은 왜 책을 읽어야할까?”
 
 이 밑도 끝도 없는 질문에 시인 장석주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읽은 책이 곧 우리의 우주를 만든다”고.

 무릎을 탁! 친다. 뭐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책을 읽으면 좋아요, 라고 누군가에게 대답해주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어릴 적엔 독서왕이었는데 성인이 되고 자연스럽게 책과 멀어진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사람은 왜 책을 읽어야할까?” 사서의 질문에 대해 세상의 많은 독서가, 애서가들은 어떤 답을 내놓을까. 필자는 “그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다”는 대답을 하고 싶다. 세상의 그 어떤 생명체도 인간처럼 복잡한 기호체계로 소통하지 않는다. 소통뿐이랴. 인간은 그 기호체계인 문자로 기록을 남긴다. 심지어 민족과 국가에 따라 각 문자는 다른 형태와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토록 신비한 일이 또 있겠는가. 기록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현재까지의 일을 전해준다. 인간이 살아 온 모든 일들이 문자의 기록으로 후대에 이어지고,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그 기록, 책은 장석주 작가가 말했듯 ‘우주’이다. 그러니 책을 읽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다. 인간이 문자를 익힌 것은 책을 읽기 위함이다.

 장석주 작가는 스무 살에 시인으로 등단해, 30여 년 간 시인, 소설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기획자, 방송진행자, 대학교수, 북 칼럼니스트…. 그의 활동은 쉬지 않고 읽고, 쓰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고 아끼며 읽어왔다. 그의 본격적인 독서력은 40년이 넘는 셈이다.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자신이 읽은 책, 책에서 찾아낸 자신. 그 깊은 울림이 제목에 오롯이 담겼다. 이 책은 작가가 40여 년간 책 읽고 글 써온 인생을 보여준다. 삶의 고비를 만날 때마다 그의 손을 잡아주었던 것은 어떤 책들일까. 작가는 자신을 키우고 단련한 것도, 잘 달리다 느닷없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일으켜 세워준 것도,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해 시골로 내려왔을 때 힘과 용기를 준 것도 책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책은 늘 그것을 사느라 치른 돈보다 몇 배는 더 가치 있는 것을 되돌려주었다”고 고백한다.

 “책이 살아가는 데 어떤 도움이 되나요?” 사람들이 이렇게 물을 때마다 장석주 작가는 답했다. “훌륭한 책을 읽는 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앉아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 폭넓은 앎과 비범한 능력을 빌려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장석주 작가는 우리 시대 대표적 다독가이자 인문학 저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책을 좋아하는 독서가들에게는 장석주 또한 거인이다. 장석주의 어깨를 딛고 또 다른 거인의 어깨로 올라갈 수 있다면 무얼 망설이겠는가. 거인들의 어깨에 앉아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 나를 확인하고 깨닫는 것, 독서의 참 목적과 기쁨을 알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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