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흘러 흘러 1천 3백리 도요진, 뇌진, 황산강

김종간 향토사학자.

물결소리에 놀라 깨니 바람 기운이요

활짝 개인 산색은 비가 애쓴 보람이다.

그 중에 아름다운 경치 누가 거둘까?

시인 묵객들이 모두 가져가리라.

 

만경침침요화루

어등만점족성도

장병잡지창산합

척벽당천소월고

 

노공송초경학객

인미하엽실귀부

가린거세분명리

휴수탐기고소도

 

늦은 경치 침침하게 그림 되어 누각을 두르고

무수한 고기잡이 등불 밤하늘 별자리 같다.

긴 병풍 땅을 두른 듯 푸른 산 합치고

많은 구슬 하늘에 뜨자 하얀 달이 외롭다.

 

이슬 내린 소나무끝 학이 객을 놀라게 하고

안개에 싸인 연잎에 반해 비석을 찾지 못한다.

가련하구나, 세상 명예와 이익에 바쁜 사람들아

손잡고 기이한 경치 찾는 이 쓸쓸하게도 아이들뿐이네,

 

 김종간의 미친소리 아홉 번째

 작가 김극기는 생몰년을 알 수 없으나 고려 명종 때의 문신이다. 본관은 광주, 호는 노봉. 일찍이 과거에 급제했으나 벼슬을 하지 못하였는데 무신들이 정권 다툼을 할 때 한림이 되고 금나라에 사신으로 가기도 하였다. 문장에 뛰어나 핍박받는 농민들의 삶을 친군하고 상세하게 표현하였다. 이인로는 그의 문집 『김거사집』의 서에서 “참으로 난세에 봉황 같은 인물이었다”고 평하고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고고한 행적을 찬양했다.

 작가가 언제 금주에 다녀갔는지 알 수 없지만 황산강, 황산원이란 시를 남겼음을 감사할 따름이다.


황산강 - 강 혼

 

박주김해부

각망진양산

납납운천원

망망수국관

 

강호금야흥

금주차생한

명일봉래도

심진학연단

 

김해부에 배를 타고

진양산을 바라보니.

구름 낀 하늘은 멀고

넘치는 물 넓고 아득하여라.

 

자연에 취한 오늘 밤

가야금과 술 있으니 멋진 삶이로다.

내일은 봉래섬에 가서

진인을 찾아 연단술이나 배우리라.

 

 김종간의 미친소리 열 번째

 작가는 강 혼(1464~1519),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본은 진주 호는 목계로 김종직의 문인이었다고 하나 분명치 않다. 1484년 생원시에 장원, 1486년 식년 문과에 급제 후 호당(독서당으로 훗날 규장각이 됨)에 들어가 사가독서하여 문명을 떨쳤다. 연산군 4년 무오사화때 김종직의 문인이라는 이유로 장류형을 당하였다. 그 뒤로는 연산군 편에서서 여러 직책을 거쳐 한성부 판윤, 승록대부, 우찬성 판중추부사에 까지 오른다. 명리를 탐내었지만 시문에 뛰어나 김일손에 버금가는 이름을 떨쳤는데 작가가 언제 김해를 찾아 ‘황산강’이 라는 시를 지었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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