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흘러 흘러 1천 3백리 도요진, 뇌진, 황산강

김종간 향토사학자.

뇌진 - 류중영

금관천년지

가의일우동

묵대청강수

함정향아동

 

금관(김해) 오랜 옛 땅에

갸륵한 아이 또 하나 있구나.

말없이 맑은 강 마주하며

정을 안고 나는 동으로 간다.

 

김종간의 미친소리 여덟 번째

 작가는 류중영이다. 그가 사성으로 있을 때 김해부로 출장 오는 길에 해양강(낙동강) 뇌진에서 탄 배를 저었던 배운상이라는 소년에게 부채에 써서 건넨 시이다. 시가 세상에 전해진 것이 흥미로운데, 류중영의 아들 류성룡이 어느 해 선조 임금의 배려로 남쪽 지방을 둘러보던 중 김해에서 아전 배운상을 만났는데, 서첩 하나를 보이면서 “을묘년에 제가 조그만 아이로 선대감을 배에 모시면서 부채에 시 일절을 얻었습니다. 감히 잃어서는 안되겠기에 서첩을 만들어 보물로 간수합니다.”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류중영은 1515~1573의 인물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승지, 예조참의,경연관, 황해도 관찰사 등을 역임했다. 아들은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저 유명한 『징비록』의 저자요, 명장 이순신을 발탁했던 명신이다.

 『읍지』에 “뇌진은 부의 북쪽 40리에 있다. 일명 해양강으로, 밀양부 용진의 하류”라 적고 있다. 지금의 생림면 마사리 해양진터가 뇌진터이다. 옛날 김해부에서 밀양부를 거쳐 서울로 가는 국도의 중요한 나루터였다. 뇌진 자리는 생림면 창암마을에서 한림면 모정마을까지 제방과 철길을 모두 지우고 낙동강과 만난 뇌진 나루터 일대의 풍광을 그려보면 김해에서 살아가는 ‘맛’을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황산강 - 김극기


김찬전사효도강

강수묘만천창망

흑풍사립기백랑

주여황산쟁저앙

 

진인사아리평지

일도어가성단장

심생구사도전안

심생구사도전안

괴류음중촌경황

 

숙소에서 일어나 한 술 뜨고 새벽 강 건너는데

강물을 넘실넘실 하늘은 아득하다.

큰 바람 사방에서 불어 흰 물결 일으키고

배는 황산과 서로 높낮이를 다툰다.

 

사공은 내 평지를 밟듯이 태연하게

한 자루 노로 배따라기 가락 장단을 맞춘다.

혹독한 배멀미 속 언덕에 오른

홰나무 버드나무 속 마을 길 거칠다.

 

황산원 - 김극기

 

일촉위루과해부

등림만상총감도

빈정유저강촌근

맥롱상주야역고

 

경기낭성풍의기

호개산색우공부

개중승경유수습

에각소인여음도

 

한 소죽 높은 누각이 바다에 걸쳐 떠 있어

올라보니 만물상을 그린 듯하다.

물가의 버들, 모래밭 마름 풀, 강마을 가깝고

뽕나무 언덕 보리밭 사이 역이 외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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