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열 시인
동상동 재래시장 - 선물
<남승열 시인>
오체투지 사내가 낮별을 굴리며 온다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천연덕스럽게 틀면서
고개를 주억거리며 네 발을 끌고 온다
가끔 마주칠 때면 눈인사나 주고받았는데
자판기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
캄캄한 고래 뱃속에 불이 퍼떡 켜진다
귀를 세우는 뽕짝소리 차 한 잔을 건네면
소년처럼 빨개지며 돈은 그만, 손사래를 친다
길어진 그림자 꼬리에 하루해를 달고 간다
서로가 바빴던지 가을을 몽창 지우고
한 해가 저물 무렵 책상에 놓인 작은 선물
내 마음 수분이 마를 때 조금씩 찍어 바른다
▶시인 약력
『시조문학』천료
시집 『윤이상의 바다』, 『즐거운 감옥』
김해문인협회 회원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