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숙 문학박사/창원대 외래교수

이홍숙 문학박사/창원대 외래교수

 장유 쓰레기 소각장 문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이전 계획을 실천하라는 쪽에서는 요구를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끊임없는 일방적 요구를 되풀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저들의 요구가 주민전체의 의견인지 알 수 없지만 눈과 귀 다 막고 자신들의 요구만 되풀이해서는 원만한 해결이 어렵다. 요구가 지나칠 정도로 일방적일 경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반면 행정당국에서는 애초 이전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설파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주민 설득에 힘쓰고 있다. 보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로 조직을 갖추어서 주민들과 접촉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기적으로도 다소 늦은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

 설득하려는 측과 설득 당하지 않으려는 측 사이에서 가장 괴로운 측은 지역의 대표자인 의원들이다. 지역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되었기 때문에 지역의 현안을 살피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입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일방적 의견을 그대로 수용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역의 국회의원은 소각장 근처로 이주를 해서 생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정도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이전의 불가능성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소각장 주변의 생활문화 여건 개선을 위한 여러 개발 계획이다. 여기에는 각종 주민생활 근린 시설을 비롯한 문화 시설 건립이 계획되어 있다. 물론 이 같은 건설 계획은 소각장과 관련된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조건이 전제 되어 있다.

 장유 신도시 건설 계획 초창기에 조성된 소각장 일대는 사실상 최근에 조성된 장유 지역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낙후 되어 있다. 우선 아파트 평수부터 최근 도시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난다. 각종 문화시설도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주민들은 상대적 소외감과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가 소각장이 있어서 건강권과 재산권을 침해당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대안으로 제시한 새로운 도시발전 계획은 주민들의 이 같은 현실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마치 미래의 청사진과도 같은 개발계획안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잘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첫째는 계획 입안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수용하는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위한 계획 설계라면 주민들의 의사 수용절차는 필수적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역사적 고찰에 관한 것이다. 이곳은 도시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그 역사 또한 만만치 않다. 어느 개발 지역 치고 사료조사를 거치지 않고 진행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김해시에서 이 같은 사실을 간과하고 계획을 진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수지 주변을 수변공원화 하겠다는 것 보다 그 일대에 지역의 역사성을 되살린 생태문화 시설을 갖추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향,소,부곡’, ‘냉천원’ 등의 역사적 특성과 근대주민들의 저항적 특성이  어우러진 생태적 시설을 건립해서 도시의 품격을 드높였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