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숙 문학박사/창원대 외래교수

이홍숙 문학박사/창원대 외래교수

 매체 환경의 변화가 다양한 정보를 양산해 내고 있다.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 시대를 실감케 한다. 나아가 정보 차원을 넘어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갖가지 퍼포먼스까지 난무하다시피 한 시대를 살고 있다.

 여기에는 진실에 입각한 유익한 정보도 있지만 특수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보도 있다. 특수집단의 정보에 매몰된 사람들이 객관적 입장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것만 믿으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이면에는 선동이라는 목적이 숨어 있다. 선동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나치게 동화가 되어 버리면 객관적 진실을 눈으로 보고도 믿으려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오래될수록 이 같은 현상은 신념처럼 굳어질 가능성이 커서 더욱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최근 장유의 이른바 쓰레기 소각장을 두고 일고 있는 갈등의 현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쓰레기'라고 하는 것에 고정되어 있는 '혐오 이미지'가 근본적인 갈등의 요인이기도 하지만 한편에는 처리 시설에 대한 불신이 과장되어 일반주민들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각종 유해물질들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건강권 경제권 등이 침해받는 실정이어서 이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되어 왔다.

 반면에 이러한 의견을 수용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계당국 및 정치인의 꾸준한 노력이 이어졌다. 옮길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강구하자고 함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이마저도 거부하는 실상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나아가 지금의 소각장은 기존의 혐오적 이미지의 시설이 아니라 에너지를 재생하는 에너지 자원 순환시설임을 역설하고 이미 그로 인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과 관련한 정보는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는 상호간에 불신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집단적 선동에 동화되어 있고 그들만의 판단에 절대적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다시 타인들로 하여금 거부감과 불신을 갖게 한다.

 자신들만의 일방적 정보만을 내세워서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그렇기 때문에 너를 신뢰할 수 없고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근거자료나 조사방식이 서로 달라서 갈등의 폭이 좁혀지지 않은 측면이 없잖아 보인다.

 만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관계자들과 문제를 제기하는 자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각각 다르다면 각자의 정보들을 공개적으로 비교해서 진실성 여부를 가려볼 필요가 있다. 어느 것이 과장이고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검증과 확인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부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과장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동원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것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측에도 요구되는 사실이다. 그 주역 주민들의 몇 명이 암에 걸렸다더라 또는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더라는 식의 확인되지 않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