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허균 편집국장.

 전 국민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인사가 있어 소개한다. 이들은 지역의 한 경찰 총경과 수원지법의 한 법관이다. 

 최근 수원지법 형사 12부는 술을 마시던 중 여성인 부하직원의 손을 주무르고, 상대의 거부 의사에도 손을 놓지 않아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30대 회사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손 자체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수원지법 판사의 판단이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상사의 행동에 피해를 입은 여성은 법정에서 남자 직장 상사가 손을 계속 주무르자 거부하는 행위를 했지만 상사는 행동을 멈추지 않아 자리를 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물론 이 여성은 상사의 행동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도 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판사는 피해 여성의 수치심을 애써 외면했다. 언제부터 이 나라 재판부가 피해 여성의 성적 수치심까지 대신 느껴주었단 말인가.
 
 이 법관의 판결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항의성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해지역의 한 경찰 간부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경찰 계급 중 조직의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총경까지 오른 이 인사는 지난 14일 민간단체와 함께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는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술자리에는 여성 경찰 2명이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술에 취한 문제의 총경이 여경 2명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뭐라고 하겠는가? 그냥 좋게만 봐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경찰의 답변으로만 해석하면 이날 총경이 여경들에게 한 행동이 좋은 행동인지, 기사를 좋게 작성해 달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의혹과 궁금증만 유발하고 있다.

 이 총경이 지휘했던 경찰서는 지난해 1월 여직원 성추행과 관련, 조직내 따돌림이 있다며 한 여경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한 곳이다. 물론 이 여경이 1인 시위를 한 시기는 이 총경이 오기 전의 일이다. 하지만 김해지역 두 곳 경찰서 중 유독 이 경찰서에서만 직장내 성추행 등 좋지 못한 일이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경남경찰청은 총경의 행위에 대해 감찰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후 형사 처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총경은 여경과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하루라도 빨리 감찰 조사를 마무리 지어 이 총경의 억울함을 씻어주던지, 여경의 아픔을 위로하던지 결정해야 한다.
 
 이 총경은 지난 7월 김해의 한 경찰서장으로 취임하며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한 이 총경은 취임사가 자기 입을 떠난지 채 100일이 되기 전에 근무지를 떠났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근무하는 경찰서에서까지 여직원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일이 발생되어서야 되겠는가. 지역의 치안을 이들에게 계속해 맡겨두어도 과연 괜찮겠는가. 여직원과 관련한 성추행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 경찰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골탈태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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