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도의원

신상훈 도의원

 지난 9월 18일부터 경남도의회의 다른 5명의 의원과 독일로 연수를 떠났다. 연수의 주제는 복지와 축제로 정했다. 연수 기간 3곳의 복지시설 방문했고 축제 현장과 전통시장을 직접 살폈다. 또한 '치유도시'로 유명한 바트뵈르스호펜 등을 꼼꼼히 둘러봤다.

 독일의 복지시스템은 사각지대를 찾기 어려웠다. GDP 4위의 경제력과 높은 세수확보율은 독일을 복지선진국으로 만드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기관을 운영하는 책임자와 신입 정규직 직원의 임금 격차가 2배가 채 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이러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임금에서 발생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고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듯했다.

 독일의 축제 역시 배울 점이 많았다.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원래 10월(옥토버)에서 열리는 평범한 축제(페스트)였다. 하지만, 점차 체육대회 등의 이벤트를 줄이고 시기도 야외활동에 무리가 없는 9월로 앞당기면서 맥주를 주제로 한 지금의 옥토버페스트가 탄생했다고 한다. 행사 기간은 단 2주로 수많은 가건물과 놀이기구 등은 2주 후에 철거된다. 그리고 그 광활한 공간은 내년 축제 때까지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공터로 남아있다.

 이 정도 규모의 축제를 우리에게 바로 대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경남에서도 이와 비슷한 축제를 진행할 수 있다. 남해의 독일마을이 그 대상지로 적합할 것이다.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기간에 작은 규모의 맥주축제를 진행한다면 남해는 물론 경남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치유마을로 유명한 바트뵈르스호펜 역시 경남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 바트뵈르스호펜은 인구 1만 4천의 작은 도시지만 도시 전체가 치유마을로 유명하다. 120년 전, 크나이프 신부가 물 치료를 통해 자신의 폐결핵을 치료하면서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 이곳은 알프스산맥 바로 아래에 자리해 산과 공기는 물론, 수질이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 경남에도 이와 비슷한 도시가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촌이 있는 산청 등에 지리산의 지리적 특성을 적절히 섞어 스토리텔링에 성공한다면 바트뵈르스호펜을 뛰어넘는 치유도시가 될 수 있다.

 김해 역시 우리나라 최초 국제결혼인 허황옥과 김수로왕의 이야기 등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키워가야 도시 브랜드를 높여 갈 수 있다.

 최근 몇 해 사이 해외공무연수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작년에는 예천군의회의 해외 추태로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야기 될 정도였다. 이러한 여론을 인지한 몇몇 의회는 자체적으로 해외연수 규정을 수정했고, 심지어는 예산을 반납하거나 폐지하기도 했다.

 경남도의회도 지난해 김지수 의장의 제안으로 빠르게 연수 규정을 바꿨다. 기존 상임위 중심의 해외연수를 폐지하고 주제를 정한 뒤 연수를 떠날 의원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연수 계획에 대한 사전 심의와 사후 결과보고서 심의를 강화한 점이다. 심사의원 전체 9명 중 6명을 외부인사로 초청해 심사의 공정성을 높인 것이다.

 연수를 통해 보고 느낀 점들은 정책제안과 함께 담아 연수보고서에 실을 예정이다. 집행부에서는 연수보고서를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게 정책을 접목해 다양한 사업들을 만들어내야 시민들께서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연수와 같이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생산적인 연수를 기획해나간다면, 해외연수에 대한 시선을 바꾸고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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