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쓰레기 소각장이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의 소각장을 지어 운영하여야 하나, 이 쓰레기 소각장은 기피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시는 장유 소각장을 통해 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지만, 현재는 인구유입 및 처리 시설 노후화로 인해 증설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장유 소각장 인근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김해시가 장유 소각장을 건설 당시의 약속대로 이전하지 않고 처리량을 높여 증설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므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정책이라는 것은 가급적 많은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목적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합리적으로 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사회 구성원이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발전의 의미가 퇴색됨은 물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기도 어려워지는 법.

 이미 김해시는 외부 용역을 통해 장유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의 농도를 측정하여 데이터를 공개했고, 현재에도 질소산화물과 같은 주요 유해가스들의 농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장유 소각장의 이전을 촉구하는 일부 시민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김해시의 측정결과를 믿지 못하겠다” 그리고, “이전하기로 약속했으니 이전하라!”라는 이유를 들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고 있는데, 사람에게는 누구나 안전한 공간에서 살고 싶어 하는 본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가 심리적으로는 이해가 되나, 과학적인 근거와 정책의 합리성에 비춰 검토해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 주위에는 여러 가지 측정 장치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공기정화기나 자동차 등 여러 곳에 장착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만약 이와 같은 측정 장치들이 신뢰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수많은 센서에 의존하는 자동차는 굴러갈 수 없게 되고, 공기정화기에 표시되는 미세먼지나 가스의 농도 또한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처럼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장치들의 측정 결과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 반면, 소각장에 설치된 측정 장비의 데이터는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측정된 과학적 데이터를 믿지 못하겠다면 과연 무엇을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국가나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시민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며,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하는 마인드'를 버리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이전문제에 대해서도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방안인지를 검토를 해봐야 한다.

 2015년 시행한 ‘김해시 폐기물 종합 처리시설 설치 타당성 조사 및 중장기 계획수립’ 연구용벽 결과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적합부지로 보고된 3곳 지역과 대동첨단 등과 같은 산업단지에 설치하는 방안’이 거론되었는데, 이는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물질은 대부분 기체상태이므로 넓은 지역에 걸쳐 분산된다'는 과학적 사실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쓰레기소각장은 어떤 지역에 설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해물질의 배출량을 가급적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건설/관리 되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시설 이전을 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고 증설에 비해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설 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투입되는 비용 및 노력 대비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비약적으로 개선된 바,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

 충분한 현대식 설비를 갖추면 많은 양의 폐기물을 소각하더라도 매우 적은 양의 가스만을 방출시킬 수 있으며, 과거보다 훨씬 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현명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현대문명에 걸맞은 지식과 소양을 갖추어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신뢰할 줄 아는 첨단 김해시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