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독립만세

 

할머니 독립만세 / 김명자 지음 / 소동 / 264p 1만 5천 원

 

추천 / 송영주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20년 가까이 함께 산 아들가족에게 독립을 선언하고 파주 교하에 방을 얻어 자신의 인생을 새로이 출발시킨 76세 할머니가 자신의 평생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펴냈다.

 누구의 엄마, 남편의 아내가 아닌, 손주 돌보는 할머니가 아닌 당당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살고 있는 작가 김명자. 그는 독립 이후 6개의 버킷리스트 중 5개를 성공시키며 오늘도 시간을 다스려가며 멋지게 황혼을 꾸미고 있다.

 그가 성공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 내기이다. 자신의 모습을 오롯이 드러내야 하는 자서전적 글쓰기는 작가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어린 시절 친정어머니 여읨, 고된 시집살이, 암 선고, 이혼 등 평범한 삶보다 더 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그는 지금의 내가 있으니 과거가 부끄러운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큰 용기를 내어 쓰고 쓰기를 반복하여 글을 책으로 출간하였다.
 
 오늘도 여전히 도서관과 문화센터에서 배우고 익히며 나누며 감사하는 좀 더 품위 있는 할머니로 거듭나고 싶다는 작가의 소망을 마음으로 응원한다.
 
 “늙기는 쉽지만, 아름답게 늙기는 어렵다. -앙드레 지드”
 
 작가처럼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자신의 현재의 삶, 노년의 삶을 위해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세워 인생을 가꾸어 보면 어떨까?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인류 역사에서 여성 개인의 삶이 주체적이 된 것은 길지 않다. 다른 가족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는 역할은 늘 여성의 몫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 여성들은 능동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고,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다. 이제 인류역사에서 여성의 삶이 어떻게 변해갈지 흥미진진해졌다.

 최근 들어 평범하게 살아온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많이 펴내고 있다. 얼핏 보아도 할머니들이 낸 책이 더 많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만큼 더 많아서는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오지 못했던 세월을 이제서라도 말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가족에게 독립을 선언한 할머니, 도서관과 문화센터에서 배우고 가르치고 책 읽고 글 쓰는 할머니. 뜨거운 박수로 응원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얼마나 하고 싶었던 일이었을까도 생각해본다.

 김명자 할머니는 도서관의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책을 펴냈다. 이제는 김명자 작가이다. 김명자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썼다.
 “2인용 식탁에서 이면지에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내 식탁옆엔 A4 용지가 수북이 쌓여갔다. 이렇게 쓰기를 계속하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되어갔다. 나 같은 미약한 사람도 쓰는데, 누구든 사연이 있다면 한 번쯤 용기를 내봤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산 지난 날보다 내 이름 석 자로 사는 지금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

 작가의 행복이 독자도 행복하게 하는 책이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