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이광수 지음 / 애플북스 / 760p / 1만 5천 800원

 

추천 / 정주연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춘원 이광수. 한국의 대표적인 계몽주의 문학가로 한국 근대문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해방이후 친일파로 지목되어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사랑>이 집필될 때까지만 해도 작가 이광수는 종교적이면서 계몽적인, 현실을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주며 민족의식 고취에 노력했는데, 이광수가 말하는 '사랑'은 통속적인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정신적인 이상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 작품 집필 당시 작가는 '법화경'을 번역할 정도로 불교에 심취 ‘주역’까지도 통달해 있었다고 한다. 오래된 고전 <사랑>을 통해 이광수 문학사에 대한 고찰과 함께 작가가 보여주는 이상적인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출판사 애플북스는 한국 근현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는 ‘한국문학을 권하다’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다. 2014년 제19권으로 이광수의 <사랑>이 출판됐다. 

 춘원 이광수는 우리 역사에서 친일파 인사들을 거론할 때 항상 거론된다.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서 친일파 명단의 서두에 오른다. 그러다보니 그의 문학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나곤 했다.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친일 이력을 잠시 젖혀두고 그의 문학을 보자. 이광수 문학은 50년이라는 지속성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설 외에도 시가 · 평론 · 수필 등 전 영역에 걸친 방대한 규모이다.

 장편소설 <사랑>은 이광수가 1938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종로서에 들어갔다가 병보석으로 출감한 후 창작한 소설이다. 이 작품을 쓸 때 이광수는 입원 중이었다. 입원 중이던 이광수는 펜을 들어 글을 쓸 기력조차 없어 박정호에게 대필을 시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광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소설을 쓴 것일까. 출감 이후 친일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광수는 아들의 죽음, 변절하고 친일하라는 일제의 끊임없는 강요, 건강상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쓴 <사랑>은 일제강점기에서 말 못 할 고초를 겪으며 수난 받고 있는 민족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보여줌으로써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작품이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서사의 기본 틀은 애정의 삼각 구도였으나, 석순옥과 안빈이라는 인물을 통해 정신적 사랑을 강조하고 종교적 사상을 강하게 반영했다. 다른 어떠한 작품보다 춘원의 이상주의적 경향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으며, 현실의 물질적 이해관계와 육체적 욕망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계몽주의적 소설이다.

 박문서관에서 1938년 <사랑> 상권을, 1939년 하권을 간행했다. 누구보다도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던 이광수가 친일로 변절하기 전, 민족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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