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부산대 박물관, 학술제전
 배효원 "일반 무덤과 차별 없어"
  
 "편두는 무덤 배치나 혈연적 전승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일반인 무덤과 편두 무덤이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릴적 머리를 눌러 만들어지는 편두가 금관을 쓰기 위해서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자료만으로는 (편두가) 신분을 나타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달 27일 국립김해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가야사람과 풍습연구·편두' 학술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한 부산대학교박물관 배효원 씨는 "편두가 발견된 무덤은 모두 4기로 성별은 여성이다. 신분상 일반인 무덤과 차별성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립김해박물관과 부산대학교 박물관이 공동으로 '가야사람과 풍습연구·편두'  라는 주제로 지난달 27일 학술심포지엄을 국립김해박물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김해박물관이 가야 문화 복원 연구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2019년 가야 학술제전'의 일환으로 가야 인골에 남아 있는 편두라는 가야의 풍습에 관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논의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마련됐다.
 
 편두는 두개골을 변형하는 풍습으로 뼈가 성장하는 단계인 유아기 때 나무나 돌, 천 등을 머리에 둘러 두개골을 인공적으로 변형하는 것을 말한다. 가야 사람의 풍습 중 편두에 관한 문헌 기록은 서기 3세기 중국의 진수(陳壽 233∼297)가 쓴 '삼국지 三國志' 위서 동이전에 기록돼 있다.
 
 "어린 아이가 출생하면 곧 돌로 그 머리를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려 하기 때문에 지금 진한 사람의 머리는 모두 납작하다."

 이날 학술심포지엄은 가야의 편두 풍습이 처음으로 확인된 김해 예안리 고분군의 학사적 위치를 정리하는 김두철 부산대학교박물관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모두 5개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제1주제발표 '예안리 유적 편두 인골 출토 고분의 성격 검토'에서는 부산대학교박물관 배효원 씨가 나서 편두가 확인된 무덤의 규모와 유물 등을 검토한 내용을 발표했다. 배 씨에 따르면 편두가 4세기 대에 확인되는데 주목해 같은 시기의 무덤과 유물 분석을 통해 편두가 가진 성격을 도출했다. 배 씨는 편두가 발견된 무덤은 모두 4기로 성별은 여성이며 신분상 일반인 무덤과 차별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2주제발표 '가야 고분과 순장인골'(김수환·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에서는 여러 가야에서 어떠한 순장문화가 있었는지 순장자의 인골을 통해 추적했다. 가야지역의 순장 경향과 특징, 순장 규모와 순장자의 배치관계에 대해 설명했으며 성별, 연령, 신분, 질병, DNA친연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의미를 살폈다.  

 제3주제발표 '형질분석으로 본 예안리 인골'(김재현·동아대학교)에서는 김해 예안리의 인골과 몽골에서 출토된 인골을 비교해 한국인의 형질적 특성을 도출해 내고자 했다.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과의 비교를 통해 아시아 대륙상의 한국, 몽골, 중앙아시아의 형질적 비교 검토도 시도했다. 특히 발표자는 분석을 통해 김해 예안리의 사람들은 흉노나 중세 몽골과는 형질적 상관 관계가 없고, 오히려 스키타이나 우즈벡과 근접하는 양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4주제발표 '유라시아 편두의 분포와 의미'(고영민·국립김해박물관)에서는 전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두개골 변형(편두)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유라시아의 두개골 변형이 가진 특징을 살펴보았다. 특히 예안리와 동시기인 4세기~7세기 유라시아의 두개골 변형 사례 분석으로 편두가 주로 여성 비율이 높으며,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 했음을 주장했다. 

 제5주제발표 '예안리 유적 출토 편두의 특징과 성격'(이하얀·부경대학교)에서는 편두로 알려진 예안리 85호 99호 분묘 인골과 함께 의심개체로 분류된 132호와 141호의 형태와 두개골 최대폭 등을 분석했다. 두개골 전두부를 중심으로 압박해 변형시키는 공통된 방식의 변형을 확인했다. 또한 편두는 4세기 초반 일시적으로 시행됐으며, 집단전체의 보편적 풍습이라기보다 특정인물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시도된 것임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