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란 시인
연지에 기대다
<하영란 시인>
너는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네 속으로 걸어가면
나의 한 손을 잡아주며
어리연처럼
가슴에 무늬를 새겼다가
수면 위로 기억을 던진다
여름이 가고
가벼운 바람을 몰고
너를 만난다
물빛 얼굴로 삼나무에
기대어 선 채로
부들처럼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는 너의 손
놓지 않으련다
발목을 휘감고 가는 바람이
돌아와 목을 감아도
휘청거리며 넘어져도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네게 안기는 것이다
하늘도
구름도 꽃도 네 어깨에
기대어 앉는다
나도 여기에 앉으련다
약력
『새시대문학』 등단
시집 『다시 너에게로 가는 저녁』
김해문인협회 회원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