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방구석 미술관 /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344p / 1만 6천 800원


 

추천 / 유혜민 김해기적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그 어렵다는 미술사의 개념을 힘들이지 않고 습득할 수 있게 해주는, 우아하고 고상할 줄만 알았던 화가들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주는 만만한 미술책 여기 있습니다.

 절규의 뭉크부터 천재화가 피카소, 현대미술의 신세계를 연 마르셀 뒤샹까지.

 명화 속에 담긴 스토리 덕에 미술책을 읽은 건지, 한편의 드라마를 본건지 모를 정도로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론에 지쳐 정독은 엄두도 못내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과도 같은 존재였던 미술책의 새로운 변화를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독서의 즐거움 중에 가장 큰 것은 간접경험이다.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분야는 너무도 많다. 어쩌면 매일 매일 접하는 모든 일들이 생전 처음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익숙한 몇 가지를 빼고는 온통 낯설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을 보면서 “이건 알지!”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름도 모르는 현대미술가의 작품 앞에 서면 “이건 뭐지?”하는 생각이 든다. 예술은 자주 접해야 익숙해진다. 자꾸 보아야 정이 든다. 이름부터 아는 것이 시작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도 가보고, 전시회에도 꾸준히 다닐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여유가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술기행, 박물관기행을 주제로 세계의 명작과 명소를 소개하는 책들을 보면 부럽다. 경제적 여유,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경험이기에 질투가 난다. 그 질투를 잠깐 접고 <방구석 미술관>을 펼쳐보자. 부러워하던 여행이 손 안에 쏙 들어온다. 책을 읽는 간접경험이 독자의 감성에 따라 직접경험 못지않은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본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끝도 없이 늘어선 줄, 줄…. 줄서는 게 일이었다. 그 다음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려야 했다. 그렇게 만난 ‘모나리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고, 뒷사람들이 밀어서 그림을 보는 둥 마는 둥 밀려났다.” 실제로 ‘모나리자’를 보고 온 친구는 실망한 눈치였다. 주인공은 그림인데, 주인공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관객들의 탄성만 듣다가 왔기 때문이다. 친구는 “차라리 세계명작 화집 펼쳐놓고 오래 오래 보는 게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미술관이나 전시회에서 그림을 잘 감상할 수 있다고 해도, 화가의 이야기나 그림에 얽힌 사연들을 자세히 들려주는 곳은 없다. 인류사에 길이 남을 명작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그런 작품을 그린 화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 이야기들을 듣고 나면 그림은 달라 보인다. 액자 안에 들어 있던 그림이 마음속으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나의 방구석’으로 명작을 데려다준다. 좋아하는 간식 집어먹으면서, 뒹굴 거리면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짐짓 교양 있는 척, 아는 척 하면서 그림을 볼 때보다 훨씬 그림이 잘 보인다. 화가도 옆에 와 있는 것 같다. 간접경험이 아니라 직접경험이 되는 순간이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