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허균 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조국 장관의 임명 전 전국은 찬성과 반대, 반대와 찬성으로 나누어져 극심하게 대립했다. 사실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높긴 높았다. 조 장관과 관련해 쏟아진 기사만 한 달 새 100만 건을 육박했다. 대부분이 조 장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기사였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가 열렸고, 우여곡절 끝에 인사청문회도 열렸다. 하지만 기자간담회도 인사청문회도 조국 후보와 후보의 가족 등에 제기된 의혹을 풀지 못했다. 아니,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는 조국 후보를 살피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조 후보자를 블라인드 속으로 더욱 밀어 넣었다.   
 
 장관의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국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려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국회는 애초에 장관직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국회는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인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그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한다. 검증 과정에서 후보자의 함량이 수준 이하 이거나, 그 직의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회와 국민 모두 임명 불가를 외치는데 대통령이 끝까지 이 후보자의 임명을 고집한다면 대통령의 지지도를 깎아내려 정권 자체를 파국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 조국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정부가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게 아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조국 장관 임명 이후 정국은 어떻게 돌아갈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민란 수준의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은 정권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 장관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먹어치울 하마가 될 것'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래서인지 두 정치인의 발언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필자가 궁금한 것은 지지율면에서 정부 여당에 밀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카드가 결코 나쁘지만은 않는데 당내에서 오로지 조국 장관은 절대 안 된다는 말만 나온다는 것이다. 상대당의 대표나, 상대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헛발질을 계속하면 정치권에선 '누구는 우리당에서 심어놓은 엑스맨이네', '누구는 꼭 저 당에 있어야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등의 말을 하며 놀려댄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내에 조국 장관을 엑스맨이라고 지적하는 이도, 반어법을 써가며 '조국 장관이 자유한국당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하는 이도 없다. 조국 장관 때문에 상대진영인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질까 봐 걱정만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개천절인 10월 3일 횃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울대와 부산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오늘도 조 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은 다음달 3일을 심판의 날로 정하고 차근차근 계획을 실행 중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시민이 동조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각오했을 것이고, 그에 따른 대응책도 이미 마련돼 있지 않겠나.
 
 필자가 예견하는 조 장관 임명 이후는 배우자가 검찰로부터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하고, 딸에 대한 대학입시와 표창장, 장학금 등의 의혹이 남아있는 만큼, 조 장관의 법무부 장관직 수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조 장관에 대한 적격·부적격 논란도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의혹을 파헤칠 국회 특별위원회나 특검이 구성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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