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는 중입니다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336p / 1만 3천 800원

 

추천 / 김해영 화정글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한국에서 스칸디나비아어학과(스웨덴어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거기서 결혼을 하고 사랑스런 ‘선물’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자기밖에 생각을 못하고 그 자신조차도 잘 돌보지 못하는 거북이와 이혼을 했습니다. ‘선물’이는 자폐 판정을 받아 느리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깨치며 자라고 있습니다.
 
 이방인으로, 싱글맘으로, 아픈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삶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편, 그녀 곁에는 배려있고 이해심 깊은 그녀를 사랑하는 ‘S’와 친구들이 있습니다. 힘든 순간 그녀가 무너지지 않도록 그녀를 지지하고 함께합니다.

 인생의 어떤 일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지나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삶의 고통스런 시간을 견디기 위한 노력, 그 속에서도 살며시 깃드는 행복에 대한 담담한 기록입니다.

 경중은 있겠으나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자신만의 삶의 무게가 있습니다. 산 자에게 주어지는 오늘을 묵묵히 살아내느라 고군분투중인 당신에게 공감과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아프고 힘든 과정을 겪어내는 친구에게 “괜찮니?”라고 물어보았을 때 “괜찮아지는 중”이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안심이 된다. 그 말은 “지금은 괜찮다”는 말보다 더 믿음이 간다. 괜찮다는 대답을 들으면 오히려 이 친구가 거짓말을 하며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더 걱정이 되고, 아직도 힘들다고 답하면 엄살을 부리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 괜찮아지는 중이라는 그 말은 묻는 사람에게도 위로가 된다. 그리고 가끔은 생각한다. “괜찮니?”라는 질문은 오히려 친구의 마음을 헤집어 놓거나, 나의 호기심을 총족하기 위한 무례한 말은 아니었을까. 진정한 위로는 친구를 믿어주고, 가만히 옆에 앉아 있어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뒤늦게 할 때도 있다.

 안송이 씨는 22년째 스웨덴에 살고 있다. 1996년 홀로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다. 언어도, 사는 방식도, 음식도, 날씨도, 사람들 생김새도, 한국과는 전혀 다른 스웨덴에서 열심히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남자를 사랑해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자폐아 아들은 안송이 씨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그는 지금 린셰핑 대학에서 부교수로, 다른 아이와 조금 다르고 아주 아름다운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 먼 이국에서 홀로 아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은 한 여성독자는 “친정 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고 감상을 털어놓는다.

 안송이 씨의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고 있다. 자기 집 정원의 가지치기를 하면서 무심하게 저자의 집 정원 가지치기를 해주는 이웃, 다정한 쪽지를 건네는 친구들이 있어서다. 스웨덴 사람들이 특별히 마음이 넓어서가 아니다. 친구, 동료, 이웃들에게 신뢰를 쌓은 저자가 만든 삶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가꿔나가며 한 편씩 쓴 글에는 스웨덴의 소소한 일상도 보태졌다. 감동과 따듯한 마음이 있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필자 역시 ‘괜찮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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