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일

 

제7일 /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300p / 1만 3천 원

 

추천 / 박다영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이 책은 주인공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영원한 인연을 다시 찾은 7일간의 이야기는 생을 마감한 이후 인생의 본질을 찾고 삶의 풍경을 재구성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의미와 교훈을 시사한다.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사회의 부조리마저 유머러스하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시키며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또한 이별과 상실을 딛고 나아가는 인물과 주인공의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특히 양페이의 아버지가 “죽는 것보다 죽은 후 널 못 보는 게 더 무섭다”고 아들에게 말하는 부분은 문득문득 떠오를 만큼 담담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슬픔과 방황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한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먹먹한 여운과 살아야겠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해 질 것이니.

 저자 위화의 대표적인 다른 작품 <인생>, <허삼관 매혈기>도 함께 추천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허삼관 매혈기>로 한국 독자들에게 중국소설의 매력을 전해주었던 작가 위화. 그만큼 한국인에게 익숙한 중국 소설가도 드물지 싶다. 1960년 생으로, 문화대혁명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그는 <허삼관 매혈기> <인생> <제7일> 등에서 사회 부조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냈다. <제7일>은 이승과 저승사이에서 영원한 인연을 다시 찾은 7일간의 이야기다. 주인공 양페이는 ‘기차가 낳은 아이’다. 태어나면서 생모와 이별하고 철도 선로 인부였던 아버지에게 극적으로 구출되어 그의 아들로 살아가게 된다.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나서 7일 동안 연옥에서 이승의 인연들을 만나 그동안의 앙금도 풀고 사랑을 재확인한다. 왜 7일일까. 구약 창세기, 세상을 창조하는 7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위화 마니아들은 최근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위화의 작품 세계를 많이 떠올릴 것이다. 위화는 소설가의 의무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처음 작가가 됐을 때 소설가의 의무란 좋은 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든 자기의 일을 잘하면 된다, 그것이 의무다, 라고 생각했다. 소설가로 살아온 지 30년이 되었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재능만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용감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작가로서 중국 정부의 말을 따르게 되면 설령 정부에 대한 비판 의식이 있더라도 작품이 그에 따라가게 된다. 작가의 현실감각은 작품에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가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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