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대 도의원

김호대 도의원.

 우리나라가 처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일까? 한창 논란 중인 북한의 핵개발과 대일갈등 보다도 더 위협적인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본다. 바로 저출산 · 고령화문제다.

 2016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인구문제연구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2100년 인구가 반 토막 나고 2750년 소멸 한다는 것이다. 불과 700여년 후면 숫한 고난 속에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우뚝 선 수천년 저력의 역사가 종말을 맞는다니 허탈 그 자체다. 지난 5월 이스라엘 국가전략연구소 베긴-사다트센터(BASA)도 '한국의 국익을 오랫동안 위협하는 최대요인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문제'라고 거들었다. 이와 연관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각종 분석들도 뒷받침하고 있다. 30년 후면 전국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40%가 사라지고  2080년 연금의 100%이상을 납부해야 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8명으로 떨어지자 2006년부터 2020년 1.5명을 목표로 현재까지 150조 원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0.98명으로 OECD 36개국 중 꼴찌다. OECD는 합계출산율 2.1명 이하를 저출산국가, 1.3명 이하를 초저출산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OECD평균은 1.65명이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 출산연령은 31.9세, 전체산모 중 35세 이상이 31.8%로 증가추세다. 더 심각함은 2019년 6월 현재, 출생 수는 전년대비 8.7% 줄어든데 비해 혼인 수는 12.6%감소함에 있다. 

 자연스럽게 고령화비율은 이에 반비례로 나타나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 2000년 65세 인구비율 7%인 고령화사회 진입을 시작으로, 2017년 14%인 고령사회를 넘어섰고 2026년이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를 예고하고 있다. 2050년이면 38.2%가 노인인구다. 젊은이 한명이 노인한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 문제 해소를 위해 100조 여를 투입했지만 이 또한 거꾸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러한 실정이니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다는 추론을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더 중대한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러한 심각성에 둔감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개인적 둔감성도 있지만 사회제도적 문제가 더 크다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다. 2006년부터 저출산 · 고령화정책에 250조를 투입하고도 결과가 거꾸로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대책은 없는 것일까?

 한마디로 예측과 정책 방향성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1965년 근시안적 인구예측으로 '덮어 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70년대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80년대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 고 외치던 인구 억제정책의 실패가 첫째 원인일 것이다. 당시의 정책결정자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한 이유이자 반면교사의 배경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장려 정책에도 꺼리는 주요 이유로 직장과 주택 및 육아문제로 꼽고 있다. 2010년 한국금융경제연구소는 실업률이 1% 오르면 결혼은 최대 1,040건 줄고, 임시직비율이 1%오르면 결혼이 330건 줄어든다는 밝힌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관점에서 1998년 파견법 제정으로 인한 비정규직 양산도 영향요인으로 볼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도 큰 몫을 했다 할 것이다. 게다가 웃물에서 숭늉 찾기 식의 대책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결혼유도정책 보다는 보육중심의 출산정책과 100세 시대 걸맞지 않은 노인정책 등이다.

 지금이라도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충격적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역발상적 처방에 관심을 가져볼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해소로 양질의 일자리제고, 고졸취업 확대로 취업연령축소, 비정규직최소화, 반값 주택 저리융자, 정년확대 및 실질적 임금피크제, 노인기준연령제고 등이다. 이들은 빠른 취업과 조혼, 조기출산 및 다산을 부르고, 노인의 안정된 노후대책보장으로 선순환 경제구조로 연결 지어 우리나라를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에서 가장 오래 남는 국가로의 반전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필자만의 착각은 아니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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