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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조의 남명기사와 사신의 평가한상규 김해남명정신문화원장/남명학박사
한상규 김해남명정신문화원장/남명학박사

 지금 나라의 심장에 병이 꽉 들어차서 위와 아래가 통하지 않고 있으므로 높은 관리들이 입이 마르도록 논의하면서 분주히 돌아치고 있는 것입니다.

 임금에게 충실할 것을 호소하여 나랏일을 수습하는 방도는 구국한 정사나 형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전하의 한마음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 한마음을 다 받쳐 크나큰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그 관건은 전하에게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전하가 하고 있는 일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학문을 좋아합니까, 음악과 이색을 좋아합니까, 활쏘기 말타기를 좋아합니까, 군자를 좋아합니까, 소인을 좋아합니까, 무엇을 좋아하는가 하는 데 따라 나라의 존망의 문제가 달려 있습니다.

 만일 어느 날 결연히 각성하여 학문에 분연히 힘을 다하여 덕을 밝히고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을 어느덧 알게 된다면 덕을 밝히고 백성을 다스리는 가운데 온갖 좋은 일이 다 있고 온갖 교화가 여기서 흘러나올 것입니다.

 이 방법을 실시한다면 나라는 공평하게 될 수 있고, 백성들을 감화시킬 수 있으며, 위기는 안전에로 돌려 세울 수 있으며, 이 방법을 간직하고 있으면 마음이 완전히 공평해지고 생각이 바르게 될 것입니다.

 불교에서 이른바 ‘진정’이란 것은 이 마음을 간직한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위로 하늘의 이치를 알게 되는 데서는 유교나 불교는 마찬가지입니다(조식이 이 말은 잘못되었다. 불교의 학문에 무엇이 위로 하늘의 이치를 알게 되는 것이 있겠는가). 다만 불교는 실천에 있어서 발디딜 곳이 없기 때문에 유학자들은 배우지 않는 것입니다. 전하가 이미 불교를 좋아하는 것만큼 만일 그 마음을 유학을 배우는데 옮겨 온다면 이것이 바로 유교의 일로 될 것입니다.

 이것이 어찌 어려서 난리를 당하였다가 자기의 집을 다시 찾게 되어 부모, 형제, 친척, 친우들을 만나는 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정사란 임금에게 달려 있고 사람을 등용하는 데는 임금 자신이 모범을 보여야 하고 자신은 도리에 맞게 수양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하가 만일 자신이 모범을 보여 사람은 등용한다면 전하의 곁에 있는 사람은 전부 나라를 보위하는 신하들일 것이니 어찌 신과 같이 암둔한 자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만일 눈으로 대충 보고 등용한다면 잠자는 자리 밖에는 죄다 임금을 속이는 무리들일 것니이 어찌 신과 같이 고지식한 자가 등용될 수 있겠습니까.

 다른 시기에 전하가 장사를 왕도의 경지에 이르도록 한다면 신은 용당 미천한 벼슬이라도 하면서 있는 힘을 다하여 신의 직분을 다할 것이니 어찌 전하를 섬길 날이 없겠습니까. 전하는 꼭 마음을 바로 잡는 것으로써 백성들을 다스리는 기초로 삼고 자신을 수양하는 것으로써 사람을 등용하는 근본으로 삼으면서 표준을 세우기 바랍니다.

 표준이 표준답지 못하면 나라가 나라답지 못할 것입니다.

 전하는 살펴주기 바랍니다.

 

●사관은 말한다.

 “조식은 시골에 묻혀 있는 선비로서 벼슬을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무관심하게 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임금을 잊지 낳고 나라를 근심하는 충성스런 마음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올린 글이 대바르고 문제를 회피하지 않았으니 명망을 헛되이 얻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어진 사람이다”

 

●사관은 말한다.

 세상이 쇠퇴해지고 교화가 미미해져서 염치가 완전히 없어지고 지조를 지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시골에 파묻힌 선비라는 이름을 걸고 공명을 사려고 생각하는 그런 자들이 물론 많다.

 조식은 어진 사람이다. 자신을 깨끗하게 수양하면서 재간을 드러내지 않고 시골에 묻혀 있었으나 난초와도 같은 향기가 저절로 퍼져 조정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참봉에 임명되었을 뿐 아니라 또 주부로 임명된 것이 두세 차례나 되었다.

 그러나 이미 다 머리 저어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고을원의 벼슬에 임명되었으니 영광이라고 할 수 있으나 특별히 받은 은혜는 드문 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살림에 스스로 만족하고 끝내 나서려고 하지 않았으니 그의 지조는 고상하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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