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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의 시각으로 본 위안부와 비극의 현대사하얀 국화
하얀 국화 / 매리 린 브락트 지음 / 문학세계사 / 4243p / 1만 6천 원

 

 지난해에 한국 청년 두 명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와 아픔을 미국에 알리기 위해서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뉴욕까지, 70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6600km를 달린 일이 있었다. 백현재, 이호준 두 청년의 이야기를 자전거 동호회 웹사이트에서 접한 30대 미국 고교 교사 안토니우 나바로 씨도 시카고부터 합류해서 함께 달렸다. 두 청년은 거리에서 만난 미국인들에게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을 설명했고, 청년들을 만난 미국인들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를 넘어 전 세계 여성의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두 청년의 용기가 정말 고맙다.
 
 여기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미국인 여성작가 매리 린 브락트의 첫 장편소설 <하얀 국화>이다. 매리 린 브락트의 어머니는 충북 옥천 출신이고, 아버지는 미국인이다. 저자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자랐고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 2002년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방문했다가 위안부의 이야기를 접하고 이 작품을 첫 장편소설로 썼다.
 
 제주도 출신 두 자매의 파란만장한 삶을 영문 장편소설로 먼저 발표했고, 번역을 거쳐 우리말로 출간이 되었다. 해녀 집안의 두 자매가 겪는 비극을 생생하게 다루었다. 두 자매 중 언니 ‘하나’는 일본군에게 끌려가서 만주 등에서 위안부로 고생하다 탈출하지만 다시 러시아군에 붙잡힌다. 동생 ‘아미’는 제주 4·3 와중에 가족을 살리고자 경찰관과 결혼해 불행한 삶을 보낸다. 저자는 서양인의 시각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일본군위안부와 제주 4·3 사건을 충격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내 화제가 됐던 영어소설은  2018년 1월에 영미권에서 출간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지는 브락트를 ‘2018 주목할 만한 10명의 작가’로, 보그지는 ‘반드시 읽어야 할 여성작가 6인’ 중 한명으로 뽑았다, 이 소설은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독일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빠른 속도로 번역 출판됐다. 우리나라에는 2018년 8월에 번역 출판됐다.
 
 저자는 2002년 한국에 왔을 때, 1991년 처음으로 세상으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김학순 할머니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때 2차 세계대전 당시 조선 여성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비극적인 일을 겪고 전쟁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서, 그리고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취급했는지에 대해서 점점 더 알게 될수록 그들의 이야기에 점점 더 감정적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역사가 어떻게 그들을 기억할지 진심으로 걱정했다. 자신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이 소설을 썼다. 영어로 먼저 발표돼 세계에 알려졌다니,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우리나라 독자들이 더 많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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