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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판문점 정상회담을 지켜보고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공식적인 언론사의 지면이나 보도, 편성을 통하지 않아도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저마다의 생각이나 통찰을 주장할 수 있는 수단이 차고 넘치는 21세기는 그야말로 진정한 백가쟁명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지식, 정보의 독점은 옛날 일이 되었고, 매체의 독점은 이미 깨어졌다. 대신 이슈만 생겼다하면 홍수처럼 범람하는 수많은 주장들 중 사실에 기반한 것을 고르고 가치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할 책임 또한 각 개인에게 주어지게 되었다.

 며칠 전 분단 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만나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그냥 만난 것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기까지 했으니 외형을 보면 분명 엄청난 일이긴 한데, 실상 합의한 내용은 없다보니 갖가지 주장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 판문점 미북회담의 최대 수혜자가 김정은이고 트럼프는 또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까지 가서 김정은을 만나고 북한 땅을 미국 대통령 최초로 밟기까지 했으니 피상적으로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이번 회담으로 김정은이 얻은 것이 뭐가 있을까? 필자 생각으로는 하노이 수모 이후 정체되어 있던 협상판을 다시 가동시킬 명분을 얻은 것 외에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외교사상 전례가 없는, 트위터로 갑작스럽게 날린 정상회담 제안을 기다렸다는 듯이 덜컥 수용함으로서 자신의 절박한 상황만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회담 당일 판문점이 문재인 대통령도 무시당할 정도로 미국 측 요원들에 의해 완벽하게 장악되고 통제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만 당했다느니하는 주장은 더더욱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또 혹자들은 트럼프가 재선을 위해 북핵정책을 폐기에서 동결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또한 미국의 현실을 모르는 주장인 것이, 2018년 12월 30일 미국의회가 CVID 수준의 북한핵 폐기가 없는 한 경제재제를 해제할 수 없다는 내용의 법안을 만들었기 때문에 핵폐기없는 제재해제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입만 열면 CVID를 외치던 트럼프인데, 상식적으로 핵폐기가 재선에 유리할지 핵동결이 재선에 유리할지 생각해보자. 필자 생각으로는 핵동결로 가는 순간 재선도 물 건너간다고 본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게 되면, 세계적으로 핵무기 보유 경쟁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일본이 얼씨구나하고 핵무기 보유 선언을 할 것이고 대한민국도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핵무기 보유 여론이 크게 일 것이다. 대만도 중국에 대한 손쉽고도 궁극적인 견제수단으로 핵무기를 선택하려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 동안 미국이 핵 억제를 위해 구축해 놓은 핵질서 전체에 연쇄적인 균열이 올 것인데, 미국이 무엇 때문에 이런 상황을 감당하려 하겠는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북핵 사태의 종착역은 북한의 핵폐기 아니면 현 상태의 지속 둘 중 하나이다. 판문점이 아니라 평양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나는 쇼를 해도 이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다시 시작하게 될 미북 협상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헛된 꿈을 얼마나 빨리 버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도 이제는 북한에 치우친 태도를 버리고 미국을 도와 북한이 현실을 냉정하게 볼 수 있도록 유도해가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는 길임을 알았으면 한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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