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업체가 1억 원 이상 들여 보수

 

지난달 10일 김해 주촌면 골든루트 산업단지 입주업체 관계자가 지반 침하현상이 발견된 곳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김정호 의원실


 17개 업체가 1억 원 이상 들여 보수
 업체들 소송 등 법적 대응도 거론
 이정화 부의장 "불량품 판매한 격"

 김해 주촌면 골든루트 산업단지에 입주한 97개 업체 중 지반 침하 피해가 난 곳이 무려 79곳(81.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시가 최근 골든루트 산단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97개 업체 가운데 18개 업체를 제외한 79개 업체에 침하현상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임대공장까지 합치면 이 산단 79개 필지에 들어선 업체는 모두 117곳에 이른다. 침하 정도를 보면 작게는 5㎝에서 60㎝까지, 심한 곳은 1m가량 내려앉았다. 또 17개 업체가 보수공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반 침하 정도가 20cm 이상인 곳만 39곳에 이른다. 실제 골든루트 산단과 인접한 김해의생명센터도 50㎝나 침하했고,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도 10㎝가량 침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은 자체 비용을 들여 보수에 나서 17곳은 1억 원 이상을 들여 보수했고 일부 업체는 20억 원 이상을 들여 보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업체들의 영업손실 비용 등을 합치면 전체 피해액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산단에 입주한 업체들은 공장 앞마당은 물론 공장 내부까지 침하가 발생하자 보수공사를 해왔고, 그래도 침하가 계속되자 산단경영자협의회 등을 통해 대책을 호소하고 있으며, 현재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2007년 7월 152만 4천154㎡에 5천723억 원을 들여 김해 주촌면에 골든루트 산업단지를 착공해 2014년 12월 완공한 바 있다.

 산단공은 분양공고를 통해 업체들에게 연약지반임을 공지하고 시멘트를 주입하거나 파일을 박는 등 개량공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부실 책임 소재와 원인 규명 주체를 놓고 김해시 등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정화 김해시의회 부의장은 지난달 26일 시정질문을 통해 "연약지반개량 공법을 채택했는데도 입주업체의 40% 이상이 20cm 이상 침하한 것으로 봐 애초 산업단지로 부적합한 곳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산단공이 공단 이미지를 활용해 불량품을 판매한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준공인가를 내준 경남도에 대해서 "연약지반임을 알고서도 준공인가 과정에 이와 관련한 조치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김해시에 대해서도 "당장 기업들이 지반 침하로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도 아직 자료 분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감리보고서 등은 이제야 산단공에 자료를 요구하고 있으니 뒷북행정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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