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허균 편집국장.

 김해 주촌면이 요즘 벌집을 쑤셔 놓은 듯 하다.
 지역 기업을 위해 야심 차게 분양했던 골든루트산단 일부가 침하됐고,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축사 악취 민원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영향까지 겹쳐 더욱 냄새를 풍기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폐기물이 주촌면 일대에 불법으로 적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여기에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지역 주민의 반발이 강해지고 있다. 조용한 마을로 기억되던 주촌면이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해시의 정 중앙에 위치한 주촌면은 동쪽으로 내외동 신도시, 서쪽으로 장유 신도시, 남쪽으로 남해고속도로 서김해 인터체인지가 있는 칠산 서부동과 접하고 있다. 국도 14호선 대체 우회 도로와 국도 58호 우회 도로를 끼고 있는 주촌면은 김해시 도로망의 중심축에 위치해 있다.
 
 김해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서도 주촌면은 개발바람에 조금 비켜서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반산업단지 1차분(골든루트산단)이 조성되고, 지지부진하기만 하던 민간택지조성사업 '선천지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기에 천곡리 산112번지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이지산업단지에 기업의 입주가 시작되면 주촌면은 위치상으로만이 아닌 명실 상부한 김해의 심장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일에는 마가 끼기 마련인지, 주촌의 현재는 어둡기만 하다. 지반 침하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골든루트산업단지는 책임과 원인 규명을 놓고 단지를 조성한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입주업체의 책임 공방이 한창이다. 이 공방의 종착역은 법원이 될 게 뻔하다.
 
 고층 아파트가 줄이어 들어서고 있는 선천지구 인근 돈사 악취 민원은 사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선지리와 천곡리 일부가 편입된 선천지구 내에도 악취를 풍기는 돈사가 있었다. 당시에는 거주민 자체가 적어 돈사와 비료 공장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천지구 택지조성 사업이 마무리되고 대규모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자, 민원의 강도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악취저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주민협의체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는 또 축사와 비료 공장 등이 들어서 있는 이곳을 정리해 먹거리 푸드 타운을 조성할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해지역의 상권은 구시가지인 동상 부원 일대에서 인제대를 거점으로 하는 삼방동으로 넘어갔다. 그러다가 신도시 개발바람을 타고 내외동으로 옮겨졌고 이후 현 북부동에 진을 치고 있던 공병학교가 옮겨가면서 인근이 개발됐다. 북부동 개발과 발맞춰 장유와 진영 등 외곽지가 신도시로 만들어지면서 중심부 없는 지역 개발이 이뤄졌다.
 
 이런 중에 지리적으로 정중앙에 위치한 주촌면이 개발되자, 미래의 김해 상권 중심지로 많은 이들이 '주촌'을 지목하고 있다. 시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고 있는 주촌면을 2020년까지 인구 3만 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시끄럽고 귀찮은 민원이 많아 지금이야 외면하고 싶은 주촌이지만 현재 발생되고 있는 여러 문제가 더 발전된 '주촌'을 위한 성장통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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