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미술관, 작고 10주기 展

 

Cite de mai, 72(5월의 도시, 72), 1972, 캔버스에 아크릴릭크, 130x195(cm)

 윤슬미술관, 작고 10주기 展
 6월 21일부터 8월 11일까지
 회화·판화·도자기 총 107점

 

 (재)김해문화재단은 2019 화제의작가전 「숭인문 넘어 은하수」이성자 작고 10주기 展을 오는 21일부터 8월 11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인 이성자 화백의 전시는 김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것으로,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회화·판화·도자기 총 107점 규모가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작고 10주기를 맞아 작가의 창조적 모태가 되었던 김해 수로왕릉과의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성자는 1918년 출생으로 1920년대 중반에는 김해 군수를 지냈던 아버지 이장희를 따라 김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전시 제목의 '숭인문'은 김해 수로왕릉에 있는 문으로, 김해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키워드다. 수로왕릉 숭인문에 새겨진 태극 문양에서 작가의 주요 모티프인 '음양'과 '은하수'가 나왔고, 숭선전 제례 의식으로부터 시적 우주와 초월적 세계가 태동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1951년 33세에 프랑스로 건너가 1953년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회화 공부를 시작한 이후 파리 화단에서 주목받는 화가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전시를 펼쳐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아흔이 넘은 나이까지 현역 작가로 활동하며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유화, 아크릴화, 목판화를 중심으로 도자기, 태피스트리, 모자이크, 시화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창작했다. 1991년과 2002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학훈장(Chevalier, Officer)를 수상했으며, 2009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추서했다.

Le port dAmsterdame N.3(암스레트담 항구 N.3), 1957, 캔버스에 유화, 71.5x63.5(cm)
Mon Auberge de Riviere Argent, aout. N.2, 97(은하수에 있는 나의 오두막, 8월, N2, 97), 1997, 캔버스에 아크릴릭크, 162X130(cm)
Murmure Iaube(어제와 내일), 1962, 캔버스에 유화, 145x114(cm)
La foret 21377(숲21377), 1977, 캔버스에 아크릴릭크, 100x100(cm)

  이번 전시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뉘며, 작가의 예술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주요 키워드 아래 섹션별로 작품이 펼쳐진다. 섹션 1부터 3까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온 작가의 예술 세계를 만나본다. 섹션 1 '자연, 조형적 시도'에서는 구상·추상 시대 초기작과 더불어 여성과 어머니로서의 정체성,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한국적 색채로 풀어낸 추상 작품들이 등장한다. 섹션 2 '수로왕릉, 음과 양'에서는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여행하며 발견한 '중복(重複)' 모티프와 작가에게 있어 핵심적 화두였던 '음(陰)과 양(陽)', '은하수'와의 접점을 찾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섹션 3 '우주, 초월적 미래'에서는 추상에서 구상으로 회귀하는 후기 작품이 펼쳐진다. 항공기에서 본 극지의 풍경에 영감을 얻어 동양과 서양, 자연과 인간 같은 상반된 요소들을 결합해 합일(合一)을 이루고 모든 아름다움을 포용하고자 했던 열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에서 생의 마지막까지 꺼지지 않았던 작가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이어 섹션 4와 5에서는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융합을 일궈낸 작가의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회화에 그치지 않고 목판화, 실크스크린, 도자기 등 다양한 매체에 도전하며 종합 예술가로서의 갈망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모습에서 강인한 예술가의 혼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섹션 6에서는 연표, 사진, 영상 등으로 작가의 생애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편 부대 행사로 갤러리 토크도 개최 예정이다. 미술 전문가가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들려주는 친절하고 풍부한 설명으로 이성자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또 매일 1회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 서비스가 실시된다.

 전시 관계자는 "김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예술적 감성을 키웠을 이성자 화백의 작품을 작고 10주기를 맞아 김해에서 선보이게 되어 무척 뜻깊다. 우리 지역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므로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며 전시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전시 입장료는 무료며, 문의는 340-1263으로 하면 된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