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주 시인
옛날 딸 부잣집 막내딸 이름은 아가였다
저녁연기 고슬고슬 피어오르는
작은 마을에도 아가는 있었다
칠남매 막내인 내 여동생 이름도
세 살 무렵까지 아가였다
호적에 2년이나 늦게 올려진 아이
아가야 하고 부르면 방긋방긋 웃던
예쁘고 아름다운 그 이름
어머니가 여자아이를 많이 낳아
이름을 얻지 못해 불린 천덕꾸러기였다
지금은 그 이름이 그립다
아가가 많은 세상이 오면
세상도 예쁘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아버지는 여동생 이름을
항렬자에다 공경경을 넣어서 지어주셨다
세상 사람들이 늦둥이로 태어난 여자아이를
공경하라고 공경받는 아이가 되라고
봄 산 대지에서 뿜어내는 연두의 풀싹처럼
누구든 아이를 많이 낳았으면 좋겠다
약력
2006년 '시와 수필' 수필 등단
2015년 '문학청춘' 시 등단
시집 '아버지의 늪'
수필집 '아버지의 구두'
원종린수필문학 작품상
인제대학교 교무과장 재직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