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 시의원

 

박은희 시의원

 지난 달 16일, 새벽의 여명을 뚫고 처음으로 전남 고흥군 '소록도'로 향했다.

 '소록도'는 섬의 모양이 아기사슴과 닮아 '작은 사슴섬'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1916년 일제 강점기 때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에 강제 수용하고 노동착취와 고문, 불임시술, 생체실험 등 인권을 유린한 비극적인 역사를 지닌 '애환의 섬'이었으나 이제는 '치유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5월 17일은 '한센인의 날'이다. 올해는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제103주년 및 제 16회 한센인의 날 기념' 행사가 국립소록도병원 복합문화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이날은 일년에 한 번 전국 한센인 4천여 명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의 고향인 소록도에 모여 '한센 사랑 축제 한마당' 및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2017년 기준 한국한센인총연합회 자료에 의하면 국내 거주 형태별 한센인 현황은 한센인 전체 1만 33명 중 재가세대 거주 6천53명(60.3%), 정착마을 거주 3천129명(31.1%), 생활시설 거주 851명(8.4%)이다.

 국내연도별 한센인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도 1만843명, 2016년도 1만402명, 2017년도 1만33명이다.

 국내 지역별 한센인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722명, 부산 938명, 대구 1천866명, 인천 294명, 광주 262명, 대전 262명, 울산 133명, 경기 1천376명, 강원 330명, 충북 331명, 충남 393명, 전북 1천590명, 전남 1천719명, 경북 2천569명, 경남 1천823명, 제주 78명이다. 한센인 정착마을 현황은 서울 1곳, 부산 4곳, 인천 3곳, 울산 1곳, 경기 6곳, 강원 1곳, 충북 1곳, 충남 2곳, 전북 11곳, 전남 8곳, 경북 19곳, 경남 25곳 등 총 82곳이 있다.

 김해에도 한센인 정착촌(덕촌·양지·낙동·대동·상동)5곳 농원이 있으며 2018년 말 기준 한센인 1세는 총 126명이며 김해시 보건소 '보건관리과'에서 '한센인 관리지원 사업'을 추진하여 한센병 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로 한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 한센사업대상자에 대한 투약치료, 재발관리, 장애예방, 재활치료, 생계지원, 의료 복지지원으로 건강한 사회인으로 조기 복귀를 도모를 하고 있다.
 
 사업비 4억 8천68만 9천원은 한센인 피해사건 피해자 위로지원, 한센인 간이 양로주택 운영지원, 재가한센인 생계비 지원, 한센인 등록환자 이동진료, 한센인의 날 행사 지원, 한센병환자 치료의약품 지원 등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김해 소재한 한센인과는 2007년, 전 직장 김해시자원봉사센터 근무 당시 '자원봉사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첫 인연을 맺게 되었다.
 
 1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인연은 계속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한센인의 날 기념' 행사에 함께 아름다운 하루를 동행하며 일상생활의 의견을 수렴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소록도'에서 7년간 사시다 결혼까지 하신 덕촌농원 전 이장님과 함께 아름다운 소록도를 한 바퀴 거닐면서 '소록도'의 산 역사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소록도'란 단어를 떠 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분, 즉 푸른 눈의 두 천사님일 것이다. 두 천사님은 오스트리아에서 인수부룩 간호학교를 졸업(1955년)후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에 20대 후반 소록도에 들어와 한센인을 위해 39~43년 동안 한센병 환자들을 보살펴온 푸른 눈의 두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2005년 11월 23일,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할 수 없고 헤어지는 아픔을 남길까봐 꽃다운 20대에 아무 연고도 없이 소록도를 찾아왔던 이들은 그렇게 홀연히 떠났다고 했다.

 또 소록도 섬을 거닐면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간호사로서 맨손으로 한센인을 치료하며 43년간 월급을 받은 적이 없는 자원봉사자로서의 삶을 영위한 마리안느, 마가렛 공적을 기리는 오스트리아 국기와 이름 석자가 씌여진 공적비였다.

 지난 11년간 한센인과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오면서 느꼈던 가장 큰 걸림돌은 '한센병'에 대한 잘못한 오해 즉 '한센병은 유전병인지', '쉽게 전염이 되는지', '불치병인지'로 인해 이웃과의 단절, 사회와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점이었다.

 이번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제103주년 및 제 16회 한센인의 날 기념' 행사 시 이길용(사)한국한센인총연합회장님의 축사 중 콩 한조각도 나눠 먹는 그때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전국 2만여 명의 한센인 가족과 옛정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섬, 소록도 섬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소록도 주민의 복지, 행복을 위한 동행에 항상 함께 하겠다’라는 진심이 담긴 고백들이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앞으로 시의원의 한사람으로서 변함없이 한센인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인권 개선활동, 한센인의 삶이 좀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여 의정활동 시 실천하고 반영하는 조그만 노력들이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닮고 싶은 유일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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