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호 경남도의회 동남권 항공대책 특별위원장

박준호 경남도의회 동남권 항공대책 특별위원장

 칠전팔기.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난다는 뜻으로 여러 번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낼 때 우린 칠전팔기를 곱씹는다.
 좋은 의미에서의 칠전팔기와는 다르게 김해지역 최고 뜨거운 감자인 김해신공항 건설이 칠전팔기와 유사한 '육전칠기'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6번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7번째에 적합 판정을 받은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을 비꼬는 말이다. 7번 링에 올라 결국 적합 판정을 받은 김해공항 확장안은 변경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해공항 확장 계획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국토부의 계획에 따르면 위로는 낙동강, 아래로는 남해고속도로가 버티고 있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김해신공항의 활주로는 3.2km 정도로 건설될 수밖에 없다.
 대형 항공기의 자유로운 이착륙이 불편할 정도의 짧은 활주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화물기나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려면 활주로 길이가 최소한 3.5km 이상 되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낙동강 지류인 평강천을 만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신설 활주로는 평강천의 허리를 자르고 건설되어야 한다.
 허리가 잘리는 평강천은 호수화될 것이 뻔하고, 여러 가지 심각한 생태계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잘려나간 평강천을 대신해 인근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도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다.
 신규 활주로는 기존 활주로와 V자 형태로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서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차 하면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더욱 심해질 소음피해는 어쩌면 지역민들의 삶을 통째로 흔들 수도 있는 큰 문제다. 지금도 소음피해로 지역의 일부 학교는 수업이 어려울 정도다. 김해공항이 확장된다면 지역민이 받게 될 소음피해는 상상이상이다. 주위의 산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녀야 하는 항공기의 위험성은 생각할 때마다 머리털을 쭈뼛 서게 만든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는 왜 김해신공항을 고집하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두 가지를 말하자면 첫째는 본인들이 결정해 놓은 것에 대한 번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도권 중심의 사고 때문일 게다.
 수도권 중심 사고는 쉽게 말하면 모든 경제의 중심과 국가 중요 시설은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사고를 말한다. 경제의 중심은 수도권이며 물류와 교통 그리고 관광을 위한 공항은 수도권에 있어야 하며 장거리 여행을 위해서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면 될 일을 왜 동남권에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공항이 필요하냐는 사고와 일맥상통한다.
 
 혹시라도 동남권에 관문공항이 건설되면 인천공항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협소한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김해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국제선 이용객이 한 해 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항공비용도 문제이지만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인가? 동남권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은 항공기 환승으로 인하여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항만, 철도, 항공의 물류 삼박자를 맞춰 동남권의 새로운 경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백 년 뒤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안목으로 성큼성큼 나아가야 한다.

 엄청난 국민의 혈세로 건설되는 동남권 신공항이라면 24시간 언제라도 이착륙이 가능하고, 대형 항공기가 자유롭게 이착륙이 가능한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공항이 대한민국 어디에 있는가. 국가 안보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동남권에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는 데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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