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무현' 슬로건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이 오는 23일 봉하마을에서 엄수된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 묘역.


 '새로운 노무현' 슬로건 
 부시 전 대통령 방문 예정

 오는 23일 오후 2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이 엄수될 예정인 가운데 봉하마을은 추도식 준비로 분주하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하 노무현재단) 관계자들은 지난 17일부터 추도식 당일 동선을 확인했으며,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내 정치 인사를 비롯해 올해는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도 봉하마을에 방문할 예정이어서 의전 논의도 다른 때보다 깊게 이뤄지고 있다.

  김해시도 봉하마을 가로변에 메리골드 꽃 3천600본을 심고 추도식 당일 김해시내에서 봉하마을로 직행하는 45인승 관광버스를 8회 왕복 운행 편성하는 등 추도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 '새로운 노무현' 추모를 넘어 연대로

 "이제 애도는 저마다 가슴으로 안고 가야 한다. 우리는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한유진 노무현재단 대통령기념사업본부장이 최근 한 언론을 통해 한 말이다.

 이번 노무현 추모 10주기의 슬로건은 '새로운 노무현'이다.

 노무현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고인의 넋을 추모하는 추도에서 벗어나 '시대적 과제'를 재발견하고, '사람사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공감을 나누며 연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10주기 슬로건의 의미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미안하고 슬픈 감정 대신 용기와 강한 확신을 주는 노 대통령을 떠올리자는 의미"라고 답하며 "이번 추도식도 과거와는 달리 더욱 밝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찾아오는 부시 · 못 오는 김경수

 이번 10주기 추도식엔 참여정부 인사와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현직 의원들, 현 정부 인사가 대거 집결하고 5천명이 넘는 추모객들이 봉하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이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 봉하마을 찾는다. 묘역을 참배한 뒤 추도식에서 5분간 추도사도 할 예정이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과 재임기간이 겹쳐 정상회담 등 8차례 만난 바 있는 부시 전 대통령은 2009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 전업 화가로 활동 중이다.

 반면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지사는 공교롭게도 추도식이 시작되는 23일 오후 2시, 같은 시각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해야 한다.

 김 지사가 추도식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에는 도지사 후보 신분으로 9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달 1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김해 장군차 헌다례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도 관계자는 "재판 일정과 겹쳐 불가피하게 불참하게 됐다. 10주기와 관련해 메시지를 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주기 추도식에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현재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 중으로 23일에는 강원 지역 방문이 예정돼 있다"며 "일전에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기 때문에 이번 추도식은 참석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폄훼 낙서 발견 돼

  추도식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노 전 대통령 혐오성 낙서가 봉하마을 안내 게시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7시 30분께 봉하마을 저수지 올라가는 길옆 게시판에 '문죄인은 감옥으로, 황 대표는 청와대로', '뇌물 먹고 자살했다' 등의 혐오 문구가 낙서된 것을 방문객이 발견해 노무현 재단에 신고했다. 현재 낙서는 노무현재단 관계자들에 의해 제거됐다.

 재단과 방문객 등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같은 날 오전 5시께 2명이 게시판을 훼손하는 장면을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리 써온 글씨를 게시판 유리창에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아침일찍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추도식 당일 돌발 상황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봉하마을 일대에 의경 8개 중대 등을 포함, 450명가량의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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