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훈 독자(무계동)

 지난 토요일 오전 무심코 TV를 켰다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지켜보게 됐다.


 "광주의 오월은 우리에게 깊은 부채의식을 남겼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소매로 훔쳤다. 지켜보던 나 역시 가슴이 무거워졌다.


 필자가 언론을 전공한지라, 문득 언론은 39년 전 오늘을 어떻게 기록했는지 궁금해졌다.


 '광주의 소식을 숨기거나 축소했던 주류언론(미디어오늘 기사 내용中)' 당시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언론이 그날의 광주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역언론인 전남매일의 기자들은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했다는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간부들의 방해로 1980년 5월 20일 발행 예정이던 전남매일신문은 결국 발행되지 못했다.


 참담한 심정이었던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은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뿌렸다고 한다.


 당시 언론이 나서 사실을 보도했더라면, 그리고 왜곡된 역사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줄었더라면 광주에 대한 우리의 부채의식은 조금이라도 덜하진 않았을까?


 며칠 전 우편함에서 빼왔던 '김해일보'를 다시 펴 들었다. 우리지역의 언론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싶어서였다.


 무분별하게 생긴 지역주택조합으로 인한 피해를 주의해야한다는 내용과 대형할인매장 입점 예고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권력에 아첨 않고 금력에 당당하겠다는 편집장 칼럼도 인상 깊었다.


 중앙 일간지에 비해선 촌스럽지만, 내가 사는 지역의 소식만 가득담긴 이 신문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졌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역시 다양해졌지만,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은 39년 전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기 힘든 지방의 소식을 담아내는 지방언론은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해공항 확장과 항공기 소음문제, 가야사 2단계 정비사업, 전국체전 개최 등 굵직한 사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필자는 '김해일보'가  김해와 김해시민들의 입장을 오롯이 대변해주는 언론이 되길 바래본다. 

 더불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수많은 의사결정이 과연 시민들의 의견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지 면밀히 지켜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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