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배지 명성 뺏길라" 우려

 


 "시배지 명성 뺏길라" 우려
 창원, 테마공원 재개장
 김해, 예산·판로 없어


 창원시가 특산품인 단감 홍보를 위해 지난 2016년 조성한 창원단감테마공원이 지난달 1년여 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장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2019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선 창원 단감이 전국 감 브랜드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국내 대표 단감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영 단감은 매년 재배면적과 수확량 등이 줄고 있으며, 진영단감 재배 농민들은 판로개척이 어려워 농가수익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자칫 '우리나라 단감의 시배지'로 알려져 있고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진영단감의 명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랜드 홍보 규모 차이 커

 2016년 6월 창원시는 창원단감 홍보를 위해 107억 원을 들여 창원단감테마공원을 개장했다. 창원단감의 역사 등을 살펴보는 홍보관, 단감 과수원, 감식초체험장 등의 시설과 단감나무 분양, 단감농사체험, 민속놀이체험과 주말상설공연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편성했다. 개장 후 지난해 말까지 24만여 명이 방문, 한 달 평균 1만 4천 명이 찾는 창원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창원시는 최대 수용인원의 4배가 넘는 관광객이 공원에 방문하자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단감홍보관을 2배로 증설하는 등 총 12억 원을 들여 공원 리모델링을 최근 마쳤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 내에 창원단감테마공원 관리와 창원단감의 홍보를 전담하는 부서를 별도로 갖고 있다"며 "창원은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단감산업특구'로 지정돼 있으며 2015년부터 총 419억 원을 쏟아부어 창원단감 특화사업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반면 김해시의 단감브랜드 홍보 규모는 창원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시는 진영단감을 이용한 식품개발에 한해 1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리적 표시제 시행예산 2천만 원, 진영단감축제 후원예산 4천만 원 등을 진영단감의 주요 홍보예산으로 편성해놓고 있어 단감 시배지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진영단감 재배 농가 등의 요구에 의해 지난해 시가 검토했던 '진영단감 공동판매장 건립'도 사실상 무산됐다. 시 관계자는 "김해는 창원과는 달리 고품질 생산에 초점을 맞춰 진영단감 브랜드가치를 키워나가고 있다"며 "단감이 생산·판매되는 시기가 3달 여로 한정돼 있어 상설판매장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생산 규모도 큰 차이
 
 우리나라 단감 시배지로 알려져 있으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진영단감이 향후 창원단감의 물량공세에 밀려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창원과 김해의 단감 재배면적, 생산량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창원단감은 2천 660개 농가가 1천 930ha면적의 땅에 단감을 재배해 3만 8천 140t을 생산했다. 단감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579억 원에 달한다. 반면 진영단감은 지난해 925개 농가가 930ha에서 1만 1천 184t을 생산했다. 생산 수익은 22억 원으로 모든 현황에서 창원단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실제 진영단감은 생산량은 5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진영단감 재배 농민 김모(59) 씨는 "경작시설 지원 등 진영단감에 투입되는 예산이 농민의 기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판로가 없어 오죽했으면 농민들이 도로법 위반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진영읍 국도 14호선 갓길에서 줄지어 단감을 팔고 있겠느냐"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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