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검증단, 최종보고회

국토부의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검증에 나섰던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검증단(이하 검증단)의 최종보고회가 지난 4월 24일 열렸다.


 부울경 검증단, 최종보고회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 안돼
 시, 검증단 의견 전면 수용

 김경수, 가덕도도 후보군
 경남은 밀양 지지할 수도


 "국토부가 김해공항을 확장하려 한다면 김해 부산지역 주민의 결사반대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국토부의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검증에 나섰던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 공항 검증단(이하 검증단)의 최종보고회가 지난 4월 24일 열렸다.
 
 예상된 결과다. 검증단은 중간보고회 등을 진행하면서 소음과 안전대책이 미흡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한다면 24시간 운행이 불가능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시종일관 주장해 왔다.
 
 검증단은 최종보고회에서 김해 신공항은 입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법적 기준인 장애물 제한 표면이 검토되지 않아 안전성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고, 소음 영향지역도 축소돼 김해·부산지역 영향권 주민들의 결사반대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항공수요 축소, 비행시간제한, 환경훼손, 법령위반 등 총 6개 분야에서 계획의 타당성과 공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항공수요는 당초 3천800만 명(2046년 기준)에서 28%나 축소돼 타당성이 결여돼 있으며, 신설 활주로 길이도 국토부 설계 매뉴얼 적용 시 최소 3.7km가 필요하나 3.2km로 계획돼 대형 여객기 및 화물기의 안전운행이 사실상 어렵고 소음 민원에 따라 비행시간제한도 불가피해 24시간 운행이 불가한 그야말로 반쪽짜리 지역거점 공항에 불과하다. 특히 신설 활주로가 평강천과 서낙동강 등 조류 서식지와 이동경로를 막아 과다한 환경훼손도 우려된다.
 
 소음 피해 당사자인 김해시는 검증단의 최종보고를 전면 수용할 계획이며 김해공항 확장 계획의 전면 백지화와 정책 변경 요구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시사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부울경 검증단의 최종 검증결과를 환영한다"면서 "이전부터 우리시가 꾸준히 제기해온 안전과 소음 문제를 비롯해 환경과 법 제도, 항공수요에 이르기까지 김해 신공항 계획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부울경 검증단과 뜻을 같이해 정부에 정책 변경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시 입장을 전했다.
   
 시는 착륙 경로가 경운산과 임호산을 포함해 인구 밀집도가 높은 내외동 등 도심을 저공 비행하도록 계획돼 있어, 2002년 중국 민항기 사고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음 문제도 국토부는 김해의 소음피해 가구를 893세대로 보고 있지만, 이번 검증결과에서 이보다 9.4배가 많은 8천 366세대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이는 최근에 부산지방항공청에서 실시한 현 김해공항에 대한 '2018 소음영향도 조사 용역'에서, 현재 김해공항 운영만으로도 2028년이 되면 현재 3천34세대에서 3만 167세대로 약 10배, 피해 면적은 4.8㎢에서 12.2㎢로 약 2.5배로 소음영향 지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 내용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해, 부울경 검증단은 국무총리실에 가칭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 판정위원회'를 설치해 문제점을 공정하게 밝히고, 새로운 입지 선정 등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방향을 다시 설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검증단의 최종 결과가 나왔지만, 검증단의 결과가 김해 신공항 계획 전면 백지화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덕도 신공항을 원하는 부산시의 주장이 쉽게 관철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검증단의 결론은 소음피해와 안전이 담보되지 않아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하다는 것이지, 가덕도 공항이라고도 하지 않았다. 김해공항 확장 반대가 가덕도 신공항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리실의 검증과 조정에 앞서 국토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먼저다.
 
 국토부는 소음피해를 지금보다 줄일 수 있고, 안전에 대해서도 검증단의 결과를 부정하고 있으며 항공 수요 역시 인구감소 추세를 반영했기 때문에 검증단의 결론에는 오류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총리실의 조정 절차는 요식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증단의 결론이 받아들여져 김해공항 확장 계획이 무산된다고 해도 신공항의 입지가 가덕도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김해공항 확장 계획이 무산되면 신공항 입지를 놓고 부산과 울산, 경남, 대구와 경북의 주장이 제각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신공항 입지를 놓고 가덕도와 밀양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2016년 신공항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결과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이 최선이었고 두 곳 모두 부적합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가덕도는 밀양 하남보다 점수를 얻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최종 보고회 당일 김경수 지사는 "가덕도도 동남권 관문공항의 여러 후보지 중 하나"이라고 했을 뿐이다. 경남 전체의 입장으로 보면 부산 가덕도보다는 밀양 하남을 신공항 부지로 택할 가능성이 높다. 대구 경북의 지지을 등에 업고 신공항 유치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되는 밀양도 밀양이지만 서부경남인도 밀양 하남을 두고 가덕도에 손을 들어줄 이유와 명분이 약하다.  

 부울경 검증단의 결론은 나왔지만,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계획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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