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규 논설위원

한상규 논설위원

 지난 호에 '지나친 소유욕은 행복을 잃는다'고 하는 김형석 교수님의 말을 인용하여 기술하였는데, 행복은 경제적인 여유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자신이 노력을 하여 얻는 부는 권장해야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그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삶에 의욕이 없고 매사에 부정적인 자세로 살아가기 일수다.

 그런데 예외적인 나라가 있다. 부탄은 인구 80만에 일부다처제로 히말라야 험준한 산악지대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1907년 우겐 왕 추크가 즉위한 이래 세습군주제가 실시되었고 1910년 영국의 보호령으로 있다가 1949년 인도와 조약을 체결하고 외교권을 넘기고 독립하였다.

 대외적으로는 중도 중립노선을 취하고 있으며 1971년 유엔에, 1973년 비동맹회의에 가입하였다. 국민 대다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군인보다 승려가 많은 불교 국가다. 국민들은 현재에 만족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욕심 없는 삶'을 추구하는데, 이것이 이들이 행복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부탄의 지도자 추크 국왕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학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28세에 제 5대 왕위를 이어 받았다.

 2008년 의회 선거를 통해 부탄을 입헌군주제로 만들었다. 영국 명문대 출신으로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막강한 국왕인데도 그의 언행은 서민적이고 헌신적인 자세로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국왕에게 절대적인 권력이 쏠리는 것을 국민들은 불편해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을 설득하여 입헌군주제로 만든 그 자체가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는다는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한 것으로 본다.

 그는 "나는 좋은 국왕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뒤를 이은 왕이 계속 좋은 왕이 될 거라는 보장을 할 수 없기에 나는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시행하여 국민들에게서 그 권력이 나오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검소하다. 이들의 결혼식에 외국 외교관이나 왕실 사람들을 한명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1년 10살 연하의 평민 출신과 결혼식에 장관들조차 부인을 데려오지 말라고 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진 지도자인지 알 수 있다. 지금도 왕궁에 살지 않고 작은 오두막에서 소박하게 아내와 살아가고 있다. 그의 아내는 항공기 조종사의 딸로 인도와 영국 레전트 대학을 졸업한 재원으로 불평 한마디 없이 내조를 잘하고 있다고 한다.
 
 부탄은 법으로 국민 개인 생활에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세계 1위 국가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 나라의 몇 가지 규정을 보면 국민 총 행복이 국민소득보다 중요하다. 금연 국가로 적발되면 무조건 벌금 환경을 중시 한다. 군인보다 스님이 많은 국가. 의료와 교육은 무상. 도축불가. 모계사회로 재산은 딸에게 남편은 처가살이 하고 살림을 맡는다. 외국의 모든 패스트푸드 상점은 없다. 국민은 국가가 정한 규정된 옷만 입는다. 종교의 자유 없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호등이 없는 나라, 모두가 양보 보행문화가 안정적이다. 외국인은 땅 구입 불가. 반바지 반소매 청바지 입으면 벌금, 산림보호를 위해 등산 금지, 국왕은 왕궁을 버리고 작은 오두막에 거주한다. 부탄의 주 수입원은 물 수출과 관광 수입, 벌금. 이러한 금지 조항이 한국에 몇 가지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잠시 생각해 보자. 당장 집회나 시위가 일어나고 자유를 침범한다고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런데 국민 모두가 검소하고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조롱하지 않고 작은 일에 만족하는 국민성이 자신들을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