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식 시인

 어머님이 사오신 봄 멸치 한 상자

 도톰한 거 몇놈 골라 연탄불 위에 올려진다

 타닥타닥 왕소금 튀는 소리

 벚나무 꽃비 맞으며 노릇노릇 익어간다

 덜 상한 놈 몇줄 골라 냄비 속에 들어간다

 묵은지 한포기에 파 마늘 고추까지

 뽀글뽀글 내뿜는 건 맛인가 향인가

 상추쌈에 노니는게 기막히게 절묘하다

 소금에 푹 절여져 독 안에 담긴 멸치

 해품은 달과 같이 조곤조곤 곰삭아서

 차가운 초겨울날 둘레둘레 모인 자리

 배추속 쓰다듬다 그리움으로 저며진다

 

이홍식 시인

 약력
 월간문학세계등단(2014. 01)
 수필가(제16회 설중매문학 신춘문예당선)
 김해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김해시 문화관광국장, 환경위생국장역임
 김해가야테마파크 사장역임
 칠산행정사사무소 대표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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